물건

파워볼이라는 운동기구

@푸근 2015. 8. 22. 06:30

이 글은 예전에 다른 곳에 게시했던 글입니다. 이제는 그곳이 없어져서 백업의 의미로 내용을 약간 수정하여 이곳으로 옮깁니다.

 

시작은 그저 댓글 하나였습니다. 어떤 이가 악력기를 추천해달라는 글에 누군가가 "파워볼"이라는 단어를 적었고, 저는 그 단어를 처음 보았기에 그것이 뭔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이내 파워볼이라는 물건을 구입했습니다.

 

파워볼은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한 운동기구입니다.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한 운동기구라는 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처음에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고, 설명하는 영상을 봐도 이게 과연 어떻게 운동이 된다는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제품을 구입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손목"과 "재활"이라는 단어 때문입니다. 이것이 손목운동에 좋은 도구이며, 재활을 위한 물리치료 도구로서도 적합하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내용 때문에 하루종일 마우스를 움직이느라 혹사하는 제 손목에 이 물건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구매했습니다.

 

 

위 영상은 내가 구매한 오토스타트 파워볼의 사용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입니다. 파워볼은 안에 고속으로 회전하는 볼이 들어있는 구체입니다. 이것은 손에 잡고 손목을 움직여 속에서 회전하는 볼을 더욱 빨리 회전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장난감같이 보이는 이것이 무슨 운동이 될까 의심스러웠지만, 몇 번 해보니 팔이 아프긴 하더군요. 확실히 이것을 다루면 팔에 힘이 들어 갑니다. 운동 효과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손목을 풀어주는 효과는 충분하기에 그 정도면 저는 만족합니다.

 

처음에는 안에 있는 볼이 회전하면서 운동이 이루어지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손목을 움직여 속에 있는 볼이 더 빨리 회전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몇 번 하다보면 리듬을 타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그 요령과 패턴만 잘 이해하면 볼이 더 빨리 회전하도록 가속할 수 있고, 빨리 회전할수록 더 많은 힘이 필요해집니다. 이렇게 몇 분 하고 있으면 팔이 조금 아프기도 합니다.

 

 

구성물은 간단합니다. 파워볼 본체와 파우치.

 

 

 

위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것은 손바닥으로 쥐고 속에 있는 볼을 가속시키는 기구입니다.

 

 

 

뒤집어 보면 이렇습니다. 이 부분으로 처음에 볼을 회전시켜 줍니다.

 

 

 

옆에는 고무가 있어서 미끄러지지 않게 해줍니다.

 

파워볼은 종류가 여러 가지입니다. 제가 구입한 것은 "오토스타트"라고 이름이 붙은 제품입니다. 이름 그대로 처음 볼을 회전시키는 것이 편리하게 된 제품입니다. 그렇지 않은 것은 마치 팽이 돌리듯이 끈을 감았다가 세게 풀어주면 회전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게 불편하다기보다는 끈을 따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끈이 필요없는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여러 종류의 파워볼의 특징은 이렇습니다.

 

  • 클래식 : 가장 기본적인 제품입니다. 처음 볼을 가속시킬 때 끈을 감아 요요처럼 돌려줘야 합니다. 익숙해지면 끈 없이 손가락만으로 초기 구동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저는 이 끈을 곧 잃어버릴 것 같은 확신이 들어 처음부터 포기했습니다.
  • 스크리머 : 볼이 회전하면서 소리를 내도록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어차피 볼이 고속회전하면 일정한 소음이 나기 때문이 굳이 이런 제품은 필요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네온 : 볼이 회전할 때 불빛을 냅니다.
  • 퓨전 : 네온처럼 회전할 때 불빛이 나오는데 여러 가지 색깔이 나온다고 합니다.
  • 테크노 : 볼이 회전할 때 LED가 불빛으로 속도를 알려주고 글자를 출력해준다고 합니다.
  • 오토스타트 : 태엽장치가 있어서 처음 구동 시 끈이 필요없게 만든 제품입니다. 위의 영상에 사용방법이 나와 있습니다.
  • 프로 : 액정표시장치가 상단에 달려 있는 제품입니다. 회전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고 하는데, 손에 잡고 운동하면 어차피 액정이 보이지 않기에 이것이 필요없을 것같긴 합니다. 하지만 속도를 숫자로 표시하면 재미도 있을 것같고 동기부여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 250hz : 볼이 회전하는 속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제품은 모두 250hz이고 숙련된 사람을 위해 350hz과 450hz 제품이 있다고 합니다.

 

이름만 다양하고 약간 폼나는 속성만 있을 뿐 기본적인 기능은 모두 동일한 제품이니 굳이 값비싼 제품을 고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이것을 갖고 놀면 팔에 힘이 들어가고 몇 분만 해도 팔이 아프기도 하지만, 이 제품이 운동기구로서 인정할만한 물건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내가 이것을 구입한 이유은 손목을 풀어주기 위한 용도이니 그 목적만 달성되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