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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트럼프의 소셜 미디어를 금지해야 하는가?

by @푸근 2021. 5. 9.

트럼프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면서 트럼프라는 이름은 빠르게 잊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도 역시 미국 대통령이었습니다. 현 시대 세계 최강국인 미국을 4년간 이끌어간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여러 소셜 미디어 사용을 금지당하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무척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바로 이전 대통령에게 이런 대우를 한다는 점도 참 놀랍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인의 여론 조사 결과를 보니 더욱 놀랍습니다. 미국은 이 문제로 정확하게 양분되어 있었습니다. 다음 그래프처럼 말입니다.

 

 

 

미국 성인들에게 물었습니다. 트럼프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영원히 금지해야 하는가 금지하면 안되는가? 50%가 영원히 금지하면 안된다고 답했고, 49%가 영원히 금지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냥 50대 50입니다. 우연이라도 참 놀라운 수치입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77-95%가 영원히 금지해서는 안된다고 답했고, 반대로 민주당 지지자들은 78-85%가 영원히 금지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두 거대 정당을 중심으로 심각한 정치적 양극화가 이루어진 상태임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한 개인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영원히 금지한다는 것은 대단히 가혹한 조치입니다. 미국은 혹형주의를 채택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은 사법부의 공식적인 법적 절차를 통한 것입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를 쓰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과 개인 사이의 문제입니다. 트위터가 트럼프의 계정을 폐쇄할 수 있고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할 수 있지만 법적 절차를 통해 트럼프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한국은 법적 절차를 철저하게 준수해야 그 정당성이 인정받는 경향이 강합니다. 오히려 미국이 한국보다 이런 측면에서 그 정도가 낮습니다. 정당방위에 대한 인정 조건만 보아도 그러합니다. 미국은 명백히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면 개인의 자유와 결정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기업에게도 그러합니다. 그러니 트럼프 계정을 차단할지 말지를 기업이 자신들의 제시한 기준에 맞게 적용하면 인정합니다. 우리나라였다면 바로 법적 쟁의로 비화했을 겁니다. 그래서 한국의 기업들은 트위터가 트럼프 계정을 막아버린 행위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무튼, 트럼프의 발언들이 수준낮고 저열하다는 점은 저도 동의합니다만, 그렇다고 그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영원히 막아버리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이고 해야할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아동 성범죄자들에게 아동과 관련된 직종에 취업을 금지하는 것처럼 소셜 미디어 생태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인물을 소셜 미디어로부터 추방하는 것이 유사한 형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굳이 갖다 붙이자면 이런 비유도 할 수 있다는 것이지 제가 그런 논리로 트럼프의 계정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문제에 대해 저는 입장은 잘 모르겠다는 겁니다. 정말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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