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오랫동안 블로그에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이 블로그를 시작한 이후 가장 오랜 공백일 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다른 일로 바뻐서 그런거죠. 이 사이에 추석도 있었고,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사카에도 잠시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의 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원래 루틴을 회복할 겁니다.
추석을 맞이하기 전에 오사카에 다녀왔는데, 여기서 몇 가지 인상적이었던 점을 기억해두고자 합니다. 오사카는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니 아마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사람이 무척이나 많더군요. 추석 직전 연휴라서 그런지 아니면 평소에도 원래 그런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오사카의 핵심 명소인 도톤보리에는 중국인과 한국인이 절대 다수였습니다. 그냥 길 가는 아무나 붙잡고 한국어로 길 물어봐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한국인을 찾기 어려운 명동거리를 처음 접했을 때만큼이나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그 다음 인상적이었던 것은 구글지도입니다. 저는 일본어를 전혀 할 줄 모릅니다. 그런데 구글지도는 한국어 단어와 영어 단어 조합만으로도 오사카에서 매우 편리한 검색 및 길안내를 해주더군요. 갈수록 외국어 공부의 필요성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게다가 식당 메뉴판의 일본어는 구글번역 앱에서 사진을 찍어 바로 그 자리에서 번역해주니 약간의 인내심과 미리미리 준비해두는 습관을 들이면 외국어의 장벽이 매우 낮아질 수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이 경향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테니 몇 년 뒤가 정말로 기대됩니다.
그리고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빼놓을 수 없죠. 오사카에 가면 이곳을 많은 분들이 이곳을 가보게 됩니다. 저역시 마찬가지이구요. 해리포터 4D 체험도 엄청났지만, 제가 이곳에서 충격을 받은 것은 익스프레스 티켓의 위력이었습니다. 가기 전 검색해보니 많은 분들이 꼭 익스프레스 티켓을 구매하라는 조언을 하길래 별 생각없이 구매했습니다. 비싸다고 투덜거리면서 말이죠. 하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니 익스프레스 티켓의 위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다소 더운 날씨에 엄청나게 긴 줄을 단번에 휙~ 지나가면서 곧바로 탑승하는 경험은 놀라웠습니다. 저는 해리포터보다 이것에 더 충격을 받았습니다. 돈으로 시간을 산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안에서는 잘 안보이던 것이 밖에 나가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그런 것 중 하나가 지하철에 대한 것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일본 지하철은 짜증나게 복잡합니다.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외국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정보는 바로 지하철 역의 고유번호였습니다. 일본어는 읽을 수 없고, 영어로 병기되어 있지만 작은 글씨로 멀리서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빠르게 역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역번호입니다. 이것만 보면 지도에서 여기가 어디고 다음역이 어딘지 그나마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지하철에는 그 역번호를 잘 보여주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하철 안의 지도나 안내스크린에서는 나오지 않고, 지하철 플랫폼에만 병기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하철을 내려야만 볼 수 있습니다. 영어로 적혀 있는 역이름은 처음와본 사람은 도저히 빠르게 찾을 수가 없습니다. 평소에는 잘 생각해보지 않은 것인데 일본에 가서 내가 외국인이 되어보니 알겠더군요.
여행이 피곤하긴 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주니까 사람들이 좋아하나 봅니다. 아무튼 이젠 일상으로 돌아왔고 급한 일도 마무리했으니 블로그도 다시 원래대로 복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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