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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단일 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독일 도시들

by @푸근 2016. 3. 15.

현대 사회에서 기업은 생산의 중심입니다. 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세금도 많이 내니 그 지방도 좋아합니다. 게다가 많은 고용을 창출하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어마어마해집니다. 그래서 많은 지방정부들이 각종 혜택을 주면서까지 기업을 유치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만약 하나의 기업이 우리 도시에 큰 투자를 해서 잘 나간다고 하면 그것을 무조건 좋아할 수 있을까요? 하나의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또 다른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 독일의 예가 있습니다.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의 몇몇 도시의 상황을 나타낸 그림입니다. 두 가지 막대그래프가 있습니다. 회색과 빨간색 그래프는 그 지역 전체 노동가능인구(회색)와 특정 기업이 고용한 그 지역 사람의 수(빨간색)을 나타냅니다. 하늘색과 진한 파란색은 그 지방정부의 전체 세금 중 특정 기업의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이 값이 높으면 높을수록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높은 곳을 봅시다. Walldorf & Sankt Leon-Rot라는 곳입니다. 이 도시는 SAP이 큰 투자를 했나 봅니다. 이 지방 고용의 거의 대부분을 SAP이 차지하고 있고, 세금의 94%가 SAP으로부터 나옵니다. 이 정도쯤 되면 도시의 이름을 기업으로 바꿔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Gutersloh라는 지역은 베텔스만의 세금이 전체 세금의 82%를 차지합니다. 볼크스바겐은 Emden과 Wolfsburg 두 도시의 세금과 고용을 크게 책임지고 있습니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멘스, 아우디, 바스프, 베이어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독일 도시 하나를 책임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도시들이 있긴 합니다. 포항, 울산이 그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간에 하나의 기업이 도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지면 정치활동이 왜곡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리고 해당 기업의 위기가 도시 전체의 위기로 변해버립니다.

 

지방정부 입장에서 많은 기업들이 들어와 자리잡고 발전하면 참 좋겠습니다만, 인구가 나날이 감소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하나의 큰 기업이라도 와준 것이 오히려 더 고마울 지경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위 그림의 제목은 "Eggs in one Basket"입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것인데, 누군 그게 위험한 줄 몰라서 그렇게 한 것일까요? 아무튼 이래저래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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