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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게리맨더링 쉽게 이해하기

by @푸근 2015. 3. 6.

학교다닐 때 배운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자기 당이 선거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비상식적으로 이리저리 짤라붙이는 행위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원래 셀러맨더라는 괴물의 이름에서 유래한 단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옛날 어느 지역에서 선거구를 이리저리 찢어붙이고 보니 그게 셀러맨더라는 괴물의 모양을 닮게 되었는데, 그것을 주도했던 정치인 게리의 이름과 합쳐서, 그런 행위를 게리맨더링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오리지날 게리맨더링입니다. 날개달린 괴물이 셀러맨더입니다. [출처 : 위키백과]

 

그런데 지역을 어떻게 쪼갠다길래 선거에 유리해지고 불리해질 수 있을까요? 사실 이 행위의 구체적인 형태는 개념 정의만으로는 선뜻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선거구를 요상하게 나눔으로써 유권자들의 상황을 왜곡하는 방법의 예시를 쉽게 설명한 자료가 있어 소개해 봅니다.

 

 

 

네 개의 그림이 있습니다. 맨 왼쪽에 있는 실제 현실입니다. 이 지역의 유권자는 60%가 파란당을 지지하고 40%가 빨간당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선거구를 두번째 그림처럼 나눠보겠습니다. 세로로 길게 나눈 모양입니다. 이렇게 5개 선거구로 나누면 왼쪽 두 개는 빨간당이 이기고 오른쪽 세 개는 파란당이 이기게 됩니다. 이것은 실제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한 선거구 모양이 됩니다.

 

이제 세번째 가로로 나눈 모양을 봅시다. 이렇게 되면 5개의 선거구 모두 파란당이 60% 지지율로 선거를 이기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파란당이 이기기는 합니다만 빨간당은 단 한 석도 얻지 못하게 됩니다. 민의가 왜곡되기 시작합니다.

 

네 번째 마지막 그림을 봅시다. 아주 요상한 모양으로 선거구를 나누었습니다. 나누어진 각각의 지역에서 빨간당과 파란당을 세어보면 아주 묘한 결과가 나옵니다. 3개 지역에서 빨간당이 이기고 2개 지역에서 파란당이 이깁니다. 이것은 파란당과 빨간당의 실제 지지율을 완전히 거꾸로 만들어버리는 결과입니다. 유권자의 지지현황이 현저하게 왜곡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게리맨더링의 실제입니다. 갈수록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정치적 성향이 한 곳으로 집중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영남과 호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것보다 훨씬 더 작은 지역규모에서 경제적으로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살게 됨으로써 정치적 동질화가 높아지는 상황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더욱 지속된다면 게리맨더링으로서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익은 훨씬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즉, 앞으로 기묘한 모양의 선거구를 목격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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