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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무어의 법칙 50주년

by @푸근 2015. 4. 22.

며칠 지난 일이긴 합니다만 지난 4월 19일은 우리나라에만 중요한 날은 아니었습니다. 이 날은 IT 업계의 핵심적인 기업 중 하나인 인텔의 고든 무어(Gordon Moore)가 무어의 법칙을 발표한 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2015년 올해는 이것의 50주년 기념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해외 여러 언론에서는 이와 관련한 기사를 많이 쏟아내었습니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의 집적도가 1년 6개월마다 두 배씩 늘어난다는 법칙입니다. 흔히 CPU라고 불리는 부품은 수많은 트랜지스터가 들어가 있는 물건입니다. 그 작은 부품 안에 엄청나게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어넣는 것이 더 나은 CPU를 만드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집적도를 높이는 과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트랜지스터를 더 작게 만들고 한정된 공간 안에 수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어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인텔은 정말 그렇게 했습니다. 지난 50년동안 말입니다.

 

무어의 법칙은 이 집적도가 1년 6개월마다 두 배씩 늘어난다는 말인데, 사실 법칙이라기보다는 그렇게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같기도 합니다. 그럼 인텔은 정말로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잘 지켜왔을까요?

 

 

위 그래프는 인텔이 발표한 CPU 안에 집적된 트랜지스터 양의 증가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빨간 점선이 무어의 법칙이 발표된 해입니다. 그 이후로 트랜지스터의 양이 늘어나는 정도가 일정함을 알 수 있습니다.

 

두 배씩 늘어난다고 했는데 왜 일정하게 증가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세로축은 로그스케일입니다. 즉, 인텔은 두 배씩 늘리겠다는 무어의 법칙을 지금까지 잘 지켜오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쯤되면 인텔이 얼마나 대단한 기업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무어의 법칙이 지속될까요? 사실 무어의 법칙은 언젠가 끝이 납니다. 다만, 그게 언제인지가 불명확할 뿐입니다. 이미 예전에도 기술적 한계로 무어의 법칙이 끝날 것이라는 예상은 계속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기술개발을 통해 한계를 계속 극복했고, 무어의 법칙이 끝나는 날은 계속 뒤로 미루어졌습니다.

 

당분간은 무어의 법칙이 깨질 것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언젠가 이 법칙이 깨지는 날이 분명 올테지만 50년동안 이것을 유지해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일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이렇게 좋은 컴퓨터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저로선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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