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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파국적인 그리스 경제 위기

by @푸근 2015. 4. 20.

그리스의 경제 위기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처음 위기가 불거졌을 때 유럽연합의 도움으로 급박한 상황은 모면했습니다만, 사실 도움이란 것은 돈을 빌려오는 것이고, 그 돈은 언젠가 갚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 머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는 여전히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http://www.economist.com/blogs/graphicdetail/2015/04/daily-chart-7

 

 

클릭하면 원래 큰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에는 두 가지 정보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파란색은 그리스 은행에 사람들이 저금한 돈이고, 갈색은 10년 만기 그리스 국채의 수익률입니다. 2009년까지 저축액은 상승하는 추세였습니다. 사람들이 더 많이 저축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2009년 최고점을 찍은 저축액은 감소하고 시작했고 그러자마자 바로 경제위기가 닥쳤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2010년 즈음 빨간선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저축액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진짜로 돈이 없어서 은행에 예금한 돈을 인출했거나 아니면 은행이 파산할지도 모르니 아예 돈을 은행에 맡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은행에서 돈을 모두 인출해가는 랭크런이 발생하면 이미 심각한 위기이라는 의미입니다.

 

갈색 선을 봅시다. 국채의 금리는 그 나라의 경제상황을 반영합니다. 경제상황이 좋다면 그 나라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많을테고, 수요가 많으면 채권 수익률은 내려갑니다. 반대로 경제 전망이 좋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거나 이미 투자했던 돈도 회수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것을 막으려면 당연히 더 높은 수익을 보장해서 투자를 유인해야 합니다. 그리스에 첫번째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국채 수익률이 폭발적으로 높아집니다. 하지만 2013년 쯤에는 다시 낮아졌습니다. 이것만 보면 경제위기의 큰 고비를 넘긴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오늘 이야기할 것의 핵심은 2015년 부분입니다. 위 그래프의 맨 오른쪽 끝에 있는 2015년 부분을 보면, 저축액이 다시 한번 급하강하고 있고, 국채 수익률이 다시 폭등할 조짐이 보입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명확해지겠습니다만, 지금 보이는 작은 추세 변화는 의미심장합니다. 그리스에 또 다시 경제위기가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입니다.

 

만약 그리스에 또 다시 심각한 상황이 터진다면 이전처럼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도 갚을 수 있다고 했지만, 최근 그리스의 태도는 빚을 갚기는 커녕 더 늘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모라토리움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나라가 IMF 사태를 극복한 것은 참으로 대단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거시적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내부적으로 많은 것들을 포기했고, 잃어야만 했습니다. 뼈를 깍는 고통을 분담한 사람과 위기 극복으로 수혜를 보는 사람이 다르다는 것은 큰 문제였긴 했습니다만, 일단 거시적으로 우리나라는 위기극복을 위해 내부적으로 큰 고통을 감수해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그리스는 우리나라가 했던 것만큼 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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