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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세계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

by @푸근 2016. 11. 27.

또 트럼프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지겹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워낙 중요한 문제니까요. 트럼프 당선의 이면에는 일자리를 잃은 러스트벨트의 노동자의 분노가 있다고 여러 사람들이 지적합니다. 그럼 그 노동자들은 왜 일자리를 잃었을까요? 나프타 경제협정과 기업들의 전세계적 아웃소싱 경향, 저렴한 중국제품의 수입 등이 요인으로 제시됩니다. 이런 현상들을 한마디로 종합하면 바로 "세계화"입니다.

 

더 많은 기업과 자본과 인력이 필요에 따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현상 그 자체는 막을 수가 없습니다. 갈수록 이것이 더욱 쉬워지고 장벽은 낮아집니다. 유동성이 더욱 높아집니다. 그러나 높아진 유연성은 모두에게 동일하진 않습니다. 자본이야 하루 아침에 그곳을 떠나버릴 수 있지만 사람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공장이야 1-2년 만에 정리해 버리고 다른 나라로 가버릴 수 있습니다만, 그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함께 이주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니 세계화의 피해는 자본과 기업이 아닌 사람들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세계화 현상에 대해 몇몇 나라들의 태도를 물어본 결과가 있습니다. 세계화를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동의하는 정도를 물어본 것입니다.

 

 

 

세로축은 세계화가 좋은 것이다라는 말에 동의하는 정도를 나타냅니다. 가로축은 2011-2015년 동안 일인당 GDP 성장률을 구매력 기준으로 환산한 것입니다. 숫자가 클수록 일인당 GDP가 높아졌다고 보면 됩니다. 동그라미의 크기는 2015년 기준 GDP의 규모를 나타냅니다. 역시 미국이 가장 큰 동그라미로 나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색깔입니다. 노란색일수록 그 나라에 이민자가 적다는 의미이고, 파란색으로 갈수록 이민자가 많다는 뜻입니다. 여러 가지 지표가 동시에 나온 자료라서 복잡합니다.

 

전반적인 추세선부터 봅시다. 점선으로 오른쪽 위로 올라가는 선이 있습니다. 이는 여러 나라들의 결과들을 종합한 회귀선입니다. 그러니까 GDP가 많이 성장할수록 세계화가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이 그래프에서 주목한 부분은 색깔입니다. 청록색으로 표시된 나라들이 여럿 있고, 노란색으로 표시된 나라들이 있습니다. 크게 두 집단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청록색 나라들은 GDP 성장이 상대적으로 낮고 세계화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적습니다. 반면 노란색 나라들은 GDP 성장이 높고 세계화를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이 색깔은 이민자의 비율입니다. 그러니까 이민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나라들에서 세계화에 대한 반대가 더 많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민자의 비율과 세계화의 반대를 직접적으로 연결하기엔 논리적으로 부족함이 많습니다. 그리고 사실 아무리 이민자가 많아도 경제가 더 크게 성장해서 호황이었다면 이런 문제에 대해 아무런 불만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경제가 나빠질 때 세계화에 대한 불만은 이민자가 더 많은 나라에서 먼저 혹은 더 강하게 드러나는 경향이 있다 정도까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 그래프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하나 더 확인해보고 싶은 자료는 속도입니다. 그러니까 이민자가 증가하는 속도에 대한 자료입니다. 이민자의 증가가 빠르게 진행되는 나라는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에 대처하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할테니 이에 대한 반발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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