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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기업들의 과도한 현금보유

by @푸근 2014. 11. 2.

정부가 입에 달고 사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낙수효과입니다. 부유층이나 기업이 더 잘 되게 해줘야 그들이 돈을 풀어 자연스럽게 돈이 흐르게 된다는 생각입니다. 이게 터무니 없는 헛소리라는 것을 이해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돈이란 게 손에 들어올 때와 나갈 때 사람 맘이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단 내 손에 들어온 돈을 왜 니맘대로 이래라 저래라 합니까?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돈은 흐르지 않고 낙수효과라는 건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대부분은 기업에 그냥 쌓여 있습니다. 그것도 몇몇 거대 대기업들에게 말이죠.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이와 관련한 자료가 있어 소개해봅니다.

 

출처 : http://www.economist.com/news/leaders/21620203-japanese-and-south-korean-firms-are-worlds-biggest-cash-hoarders-hurts-their?fsrc=rss|lea

 

 

위 그래프는 각 나라별로 그 나라의 기업들이 쌓아두고 있는 현금의 보유량을 GDP대비 비율로 나타낸 것입니다. 일본의 기업들은 일본 GDP의 40%가 넘는 어마어마한 현금을 쌓아두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입니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낮습니다.

 

기업들이 돈을 쌓아만 두는 것은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고,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으니 일단은 그냥 현금을 쥐고 있는 것입니다.

 

 

기업들은 투자할 가치가 있다면 지옥까지도 쫓아갈 존재들입니다. 개성공단에 투자한 기업들만 생각해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정부가 투자하라고 재촉해봐야 충분한 가치가 없다고 여겨지면 움직일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가치가 충분하다면 정부가 하지 말라고 뜯어말려도 기꺼이 투자를 할 겁니다.

 

결국 일본과 한국의 기업이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국민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현대자동차가 한전부지를 무려 10조원을 주고 샀습니다. 엄청난 금액입니다만, 현대자동차는 그걸 다 지불하고도 아직도 충분히 많은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0조면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돈입니다만 그냥 부동산에 묶여버렸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자산이 이렇게 다 부동산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니 자산은 많지만 막상 쓸 돈은 없는 상황이 됩니다.

 

낙수효과라는 것은 헛소리지만, 그걸 똑똑한 높으신 분들이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낙수효과가 작동되지 않는 것, 아마도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바로 그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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