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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의 세계적 일치

by @푸근 2015. 8. 1.

지금 경제 상황이 참 어렵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도 지금 경제상황은 비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전 세계 사람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출처 : http://www.pewglobal.org/2015/07/23/global-publics-economic-conditions-are-bad/

 

 

전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지금 경제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냐고 물어본 결과를 평균낸 것입니다. 선진국 사람들의 40%가 경제가 좋다고 대답했고, 56%가 나쁘다고 답했습니다. 선진국이 아닌 나라들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세계 경제는 모든 나라들이 힘든 상황입니다.

 

 

이번엔 보다 구체적인 전망을 물어봤습니다. 지금의 아이들은 나중에 부모들보다 경제적으로 더 나은 상태가 될 것인가 하는 질문에 45%만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경제발전에 대한 확신이 높지 않습니다. 그리고 1년 후의 경제는 지금보다 나아질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39%만이 그렇다고 했습니다. 단기적 전망은 더 나쁩니다.

 

그럼 이제 이 세 가지 항목에 대해 나라 별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봅시다.

 

 

 

먼저 지금 경제적으로 괜찮냐는 질문입니다. 사람들의 주관적인 경제상황을 물어보는 것입니다. 선진국, emerging 국가들, 후진국들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들어갑니다. 선진국들을 보면 좋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독일, 캐나다, 호주, 영국 딱 4 나라입니다. 여기에서도 독일과 캐나다를 제외하면 큰 차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반면 확연하게 비관적인 나라들이 있습니다. 스페인, 한국, 프랑스, 이탈리아입니다. 이 4개 나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들 쉽게 그 이유가 짐작됩니다.

 

 

emerging 국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중국, 베트남, 인도,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도가 경제상황을 좋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나라들입니다. 그외 우크라이나, 레바논, 브라질, 베네수엘라, 러시아, 요르단, 멕시코 등의 나라들은 매우 비관적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들 나라의 상황은 매우 나쁩니다. 우크라이나와 레바논은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고, 베네수엘라는 생필품을 구하는 것 자체가 고난일 만큼 상태가 나빠졌습니다. 그럼에도 비관적인 전망은 우리나라와 비슷합니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나빠도 분명 저 정도 수준까지는 아닙니다만, 비관의 정도는 조사에 반영되어 있지 않아서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후진국들 중에서는 에티오피아만이 다른 나라들과 다릅니다. 대단히 좋게 평가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요즘 경제성장이 좋은가 봅니다, 정확한 정보는 저도 아는 바가 없으니 다음으로 넘어갑시다.

 

 

앞으로 1년 후에 경제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인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선진국들 중에서는 이스라엘, 스페인, 영국, 미국 정도가 경제가 나아질 것이다라고 보고 있지만 그렇게 높은 수치는 아닙니다. 현상유지가 오히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더 높습니다. 비관의 정도가 높은 편입니다.

 

emerging 국가들 중에서는 나이지리아, 중국, 페루, 인도, 베트남, 브라질이 성장을 크게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하위권에는 폴란드, 레바논, 우크라이나, 말레이시아 등이 있습니다. 전체 평균을 보면 emerging 국가들의 전망이 선진국들의 전망보다 더 희망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이런 결과가 가져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진국들 중에서는 부르키나 파소, 에티오피아, 세네갈, 가나 정도가 희망적인 전망을 갖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성장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다음 세대가 지금보다 더 나은 경제상황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이스라엘을 제외하고 모두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들에서는 더 이상의 번영이 쉽지 않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emerging 국가들과 후진국들은 잠재력이 커서 그런지 모두 희망적인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자식 세대는 부모세대보다 훨씬 더 잘 살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보입니다. 베트남, 중국,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같은 나라들은 엄청난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80년대 초반의 상황이 저렇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위 그림은 미국 내부의 상황을 더 자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에서 다룬 세 가지 질문에 대해 지지하는 정당과 연계하여 물어본 것입니다. 지금의 경제상황이 좋다, 1년 후에 경제는 좋아질 것이다, 다음 세대는 우리보다 더 잘 살게 될 것이다 하는 이 세 가지 질문 모두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훨씬 더 희망적인 전망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반대입니다.

 

어느 당이 어떤 전망을 갖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위에서 조사한 경제에 대한 주관적인 전망이 평소 자신이 갖고 있던 정치적 입장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닌가 의심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관적인 경제적 전망을 조사한 결과가 모두 허상인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의 집단적인 심리상태는 경제를 실제로 그렇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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