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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Calibre를 이용하여 개인 전자 서재 만들기

by @푸근 2015. 1. 8.

저는 몇 달 전에 소장하고 있는 책을 스캔해서 전자책으로 변환하기 위해 양면 스캐너와 책을 자르는 재단기를 구입했습니다. 책을 자르고 스캔하는 과정이 번거롭기는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pdf 규격의 책 품질은 그럭저럭 만족하는 편입니다. 이제 진짜 문제는 이 파일들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한 폴더에 저장하고, 백업해 둔다고 해서 관리가 끝나는 게 아닙니다.

 

흔히 쓰는 방법은 드랍박스와 같은 클라우드에 저장해 두고 이걸 리더 앱과 연동해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사실 이게 가장 간단하면서도 편리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왕 전자책으로 바꾸었으면 이것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더 나아 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작업을 도와주는 도구들이 있고, 오늘 소개할 캘리버(Calibre)가 대표적입니다.

 

캘리버 공식 홈페이지 : http://calibre-ebook.com/

 

캘리버는 여러 가지 운영체제를 지원해줍니다. 자신의 운영체제에 맞는 버전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됩니다. 대부분 윈도우를 사용하지 그것을 기준으로 설명하겠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캘리버의 기능의 다양한 기능을 소개하고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캘리버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1. 자신이 가진 전자책의 라이브러리를 만들고 편리하게 관리하는 도구 : 책이 많아지면 어떤 책을 갖고 있는지도 잊게 됩니다. 게다가 이렇게 정리해두면 언제든지 검색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자, 출판사, 역자뿐만 아니라 책 내용까지도 검색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 라이브러리 파일은 폴더를 통째로 복사해서 옮겨두면 다른 컴퓨터에서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2. OPDS 서버 기능 : 이미 만든 전자책 라이브러리를 외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서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환경설정" --> "네트워크로 공유" 항목에서 서버를 켜두면 작동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서버로 쓰려면 캘리버가 설치된 PC를 항상 켜두어야 합니다.

 

그 외, 전자책 포맷 변환이라든지, 뷰어 기능이라든지 하는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그건 더 잘 하는 다른 도구들이 있습니다. 캘리버가 가장 잘 하는 기능은 위에 두 가지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한 가지를 더 추가합니다. 왜냐하면 시놀로지 나스 DS214Play를 구매했기 때문입니다. 캘리버의 라이브러리 폴더를 PC가 아니라 나스의 네트워크 공유폴더로 설정하면 PC를 켜두지 않아도 OPDS 서버를 이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하면 나스에서 자체적으로 설정된 백업 기능에 의해 라이브러리 폴더가 알아서 백업됩니다. OPDS 서버를 만드는 것은 다음에 설명하기로 하고 이 글은 PC에 캘리버를 설치하고 설정하는 것만 다루기로 합니다.

 

자신의 PC에 캘리버를 설치해서 전자책 라이브러리를 만드는 방법을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캘리버를 내려받아 PC에 설치합니다.
  2. 라이브러리 폴더를 결정하고, 최초 실행할 때 그 폴더를 선택합니다. 나중에 마법사를 실행해서 다시 바꿀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PC 내부의 저장공간에서 적당한 폴더를 설정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저는 네트워크 폴더를 설정했습니다. 물론 이것이 유발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3. 기본 환경으로 써도 되지만 몇 가지 설정을 통해 자신에게 맞게 바꿔 줍니다.
  4. 책을 열심히 등록합니다.

 

1과 2번의 단계는 아주 간단하니 여기서는 3번과 4번 항목을 주로 설명하겠습니다.

 

 

위 그림은 새로운 책을 추가하거나, 책 정보를 수정할 때 나오는 창입니다. 여기서 pdf나 epub파일을 올리고, 책 정보를 입력해서 저장합니다. 그리고 그게 전부입니다.

 

(1)번 항목은 저자와 제목을 입력하는 부분입니다. 왼쪽에 있는 제목과 저자를 맞게 입력해 줍니다. 그런데 오른쪽에 제목 정렬와 저자 정렬이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이것은 OPDS 서버를 구축해서 외부에서 접속해서 볼 때 보이는 제목과 저자입니다. 보통은 왼쪽과 오른쪽은 동일하게 입력합니다만, 다를 때도 있습니다. 저자 항목에서 이름이 영문이라면 순서가 바뀌어서 입력됩니다. 예를 들어 저자에 "Michael Jackson"이라고 입력했다면 저자 정렬에는 "Jackson, Michael"로 입력됩니다. 이렇게 순서가 바뀌는 건 정렬을 위해서입니다. 중간에 화살표를 누르면 왼쪽과 똑같은 데이터가 오른쪽에 입력됩니다.

 

지금 제목 정렬과 저자 정렬이 녹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이는 왼쪽과 똑같은 값이 입력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다르면 빨간색으로 바뀝니다. 이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입력하든 그건 자기 마음이지만 현재 왼쪽과 오른쪽이 서로 다른 상태임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해 줄 뿐입니다.

 

저는 영문 이름도 순서가 바뀌지 않도록 설정을 바꾸었습니다. 그 방법은 이렇습니다. "환경설정" --> "트윅" 항목으로 들어가서 "Author sort name algorithm"을 찾습니다. 그 항목 트윅 편집에서 "author_sort_copy_method"라는 것이 있는데 기본값이 "invert"인데 이것을 "copy"로 바꿔줍니다. 그러면 이름 순서가 바뀌지 않고 그대로 입력됩니다. 거기 도움말을 보면 더 다양한 설정이 가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2)번 항목은 책표지를 만들어주는 버튼입니다. mp3 태그 정리하시는 분들은 앨범아트에 신경 많이 씁니다.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책 표지를 예쁘게 해주는 겁니다. (3)번 버튼을 누르면 전자책 파일을 업로드할 수 있는데 (2)번 버튼을 클릭하면 업로드된 파일 앞부분을 열어서 보여줍니다. 보통 첫페이지가 표지이니 그것을 선택하면 됩니다.

 

(3)번 버튼은 이미 말한 것처럼 전자책 파일을 업로드하는 버튼입니다. 여러 개의 파일이나 서로 다른 형식이라도 상관없습니다. 필요한 만큼 업로드하면 됩니다. 그런데 저는 보통 pdf나 epub 파일을 마우스로 드래그해서 캘리버 목록창에 내려두는 방식으로 책을 등록합니다. 이렇게 하면 그 파일이 알아서 업로드되어 있습니다.

 

(4)번은 표지가 없어서 새로 만들어야 하거나 (2)번에서 만든 표지를 바꾸고 싶을 때 씁니다. "표지 다운로드"를 클릭하면 온라인 서점과 구글에서 책 표지를 검색해서 보여줍니다. 검색어는 (1)에서 입력한 저자와 제목 정보를 이용합니다. 거기서 맘에 드는 게 있으면 클릭하면 됩니다. 그 옆에 있는 "표지 생성"이라는 기능은 미리 정해진 형식으로 표지를 만들어 줍니다. 표지가 없으면 이 기능으로 만들면 되지만 이 기능을 쓰면 진짜 촌스러움이 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웬만하면 쓰지 마시길 바랍니다.

 

(5)번 부분에 앞에서 만든 책 표지가 보입니다. 그림파일로 따로 저장되는데 그 그림의 크기도 보여줍니다.

 

(6)번 부분은 자기가 필요하면 입력해주는 항목입니다. 별점이나 태그는 자기가 알아서 입력하면 되고, ID는 캘리버에서 자체적으로 쓰는 항목이기에 손댈 필요가 없습니다. 날짜는 책을 입력하는 날짜이고, 출판사와 언어는 책에 맞게 입력해주면 됩니다.

 

문제는 출판일입니다. 기본값이 "월 년"으로 표시입니다. 저는 년도만 나오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바꾸어 주었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환경설정" --> "트윅" 항목으로 가서 "Control how dates are displayed" 부분을 찾습니다. 그리고 트윅 편집에서 "gui_pubdate_display_format"의 값을 "yyyy" 바꾸면 년도만 나옵니다. 여러 설정방법은 위에 적혀 있으니 그것 보면서 설정을 바꾸면 됩니다. 참고로 저는 다른 날짜들을 "yyyy.MM.dd" 형식으로 바꾸었습니다.

 

(7)번은 설명을 적으면 됩니다. 자기에게 필요한 항목을 적으면 됩니다. 간단히 비주얼 편집기도 있습니다. 여기에 적은 것도 검색할 수 있기 때문에 검색이 될 단어를 포함하도록 적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저는 여기에 그냥 서지정보를 그대로 복사해 넣었습니다. 그러면 번역서의 경우 역자나 원래 제목을 포함시킬 수 있고 그걸로도 검색되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번역자나 원래 제목을 사용자 변수로 만들어 따로 추가 등록할 수도 있습니다만, 이렇게만 해도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문제점

 

저는 캘리버에 충분히 만족합니다만 현재 캘리버에는 해결되지 않을 문제점이 하나 있고, 제가 라이브러리 저장 폴더를 네트워크 폴더로 설정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또 있습니다. 이걸 설명해 봅니다.

 

첫번째 문제는 비영어권 이름과 제목의 문제입니다. 캘리버 라이브러리는 저자 이름으로 폴더를 만들고 그 하위에 책 제목의 폴더가 있고, 그 밑에 전자책 파일과 커버 파일 및 메타 파일이 저장됩니다. 저자와 제목이 영어로 되어 있을 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영어가 아닐 경우, 캘리버는 이것을 소리나는대로 영어로 바꾸어 저장합니다. 즉, 저장되는 폴더이름과 파일이름이 이상하게 변합니다. 예를 들어 "폴 그레이엄"의 "해커와 화가"를 저장하면 폴더 이름은 "pol geureieom"이 되고, 제가 업로드한 pdf 파일 이름은 "haekeowa hwaga - pol geureieom"로 됩니다. 저는 이 상황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습니다만 어떤 분들은 이게 굉장히 눈에 거슬릴 겁니다. 게다가 OPDS 서버를 구축했을 때 외부 태블릿 앱에서 pdf 파일을 다운받아 읽으면 저 이름으로 저장됩니다.

 

이 문제는 한글만 걸리는게 아닙니다. 영어가 아니면 다 똑같이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세계 여러 나라의 사용자들이 이 문제를 지적했지만 캘리버 개발자는 이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여러 나라의 문자 인코딩 환경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방법이 에러를 피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아마도 해결되지 않을 겁니다.

 

 

다음으로 제가 라이브러리 폴더를 네트워크 폴더로 설정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PC 내부의 저장공간을 설정하면 발생하지 않습니다. 위 그림은 네트워크 폴더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캘리버를 실행했을 나오는 경고창입니다. 네트워크 폴더를 제대로 연결해준 후에 다시 캘리버를 실행시키면 됩니다.

 

이것은 윈도우에서 자격증명만 잘 저장되어 있다면 보통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이게 은근히 짜증나는 문제입니다. 책의 정보를 다 입력하고 저장하기 위해 "확인" 버튼을 클릭하면 이런 경고창이 나옵니다. 네트워크 폴더에 있는 라이브러리 폴더가 다른 곳에서 이미 열려 있기 때문에 저장이 거부된 상황입니다. 이 창을 닫고, 다시 저장하면 됩니다만, 이 경고창이 여러 번 뜨는 것이 보통입니다.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이 문제가 생기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클릭을 몇 번 더 하면 되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쓰고 있습니다. 예민하신 분들은 아주 많이 짜증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문제가 진짜 거슬린다면 라이브러리 폴더를 PC 내부로 설정하고 그 폴더를 나스의 네트워크 폴더와 동기화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저는 이렇게 캘리버를 이용해서 저만의 전자책 서재를 만들었습니다. 혼자만 쓴다고 가정했을 때, 이렇게 전자 서재를 구축하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책의 관리와 검색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이런 수고를 해야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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