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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소니 A7S 카메라 구입

by @푸근 2016. 10. 23.

한동안 올림푸스 E-PL3라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잘 썼습니다. 사실 그 전에 오랫동안 SLR카메라에 푹 빠져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다녔지만 엄청난 덩치와 무거운 렌즈들 때문에 모든 것을 다 정리하고 작고 귀여운 미러리스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E-PL3였습니다. 이 카메라는 참 작고 귀엽습니다. 휴대도 간편하고 그래서 어디서나 사진을 찍기 편합니다.

 

저는 이 제품이 참 맘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센서가 업그래이드 되어서 고감도에서도 노이즈만 적어지면 그때 신제품을 구입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래서 대충 한 E-PL8쯤 나오면 그때 사면 될 것이라고 막연히 계획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E-PL8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포기해 버렸습니다. E-PL8은 PL7과 성능면에서 발전이 없다는 평이 일반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올림푸스는 고감도 상황에서 전혀 발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위 그림은 DXOMARK라는 곳에서 실시한 올림푸스 카메라의 이미지센서 벤치마크 결과입니다(2016.10.21. 방문 및 캡춰). SPORTS라는 항목은 어느 정도 높은 ISO수치까지 쓸만한지를 보여주는 항목입니다. 그래프에 있는 동그라미 하나하나가 모두 올림푸스 카메라입니다. 거의 발전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나마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올림푸스 카메라는 E-PM2인데, DXOMARK에서 벤치마크한 제품 중 무려 100등입니다. 이 정도면 안 좋은 것이 아니라 안쓰러운 수준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 항목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카메라가 뭔지 찾아봤고, 그 제품은 소니의 A7S라는 제품이었습니다. 이 제품은 수치가 무려 3702를 기록했습니다. 1000도 넘지 못했던 올림푸스의 제품과 비교하면 소위 "넘사벽"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듯 합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이미 후속 모델인 "A7S II"가 출시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 제품의 DXOMARK의 ISO 수치는 2993으로 오히려 이전 모델보다 더 떨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소니 매장을 직접 방문해서 이 두 제품을 직접 손에 쥐고 비교해 봤습니다. 신제품은 한가운데 좋은 자리에 배치되어 있었지만 A7S는 이전 제품이라서 그런지 구석자리에 있더군요. 손에 직접 쥐어보고 이리저리 뜯어보고 나서 저는 결정했습니다. 이전 모델인 A7S로 말입니다.

 

제가 이걸 결정한 이유는 DXOMARK의 ISO 수치가 1등이란 것도 크게 작용했지만, 일단 더 가볍습니다. A7S는 500g을 넘지 않습니다만, II는 600g도 넘습니다. 그리고 크기도 더 큽니다. 가격도 백만원 이상 더 비쌉니다. 작은 제품을 찾던 제 입장에서는 선택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II가 가진 장점인 4K영상이나 손떨림방지 기능은 저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영상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손떨방은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마는 그런 정도입니다.

 

제품을 정했으니 이제 사러 갔습니다. 허허,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제 구식 모델이라고 시중에 제품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진 것입니다. 아무래도 소니가 신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구버전 제품의 공급을 줄이고 있나 봅니다. 그래서 한참을 연락해서 남대문 모 업체에서 간신히 새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사고 보니 참 기분이 좋습니다.

 

 

박스입니다. 새 제품은 언제봐도 너무 반갑습니다.

 

 

 

박스 옆면에 중요 기능들이 적혀 있습니다. 이미지 센서가 좋다는 그런 표시가 먼저 보입니다. Wifi도 있습니다. 무선으로 연결해서 사진을 컴퓨터로 보낼 수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메모리카드를 뺐다가 다시 넣는 그런 과정은 필요 없어졌습니다. NFC도 지원해서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4K도 적혀 있지만, 4K영상을 찍으려면 다른 장비를 연결해야 한다고 합니다. 단독으로는 FullHD 영상을 찍을 수 있습니다. 저는 영상에는 관심이 없기에 신경쓰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12.2백만이라는 화소 수입니다. 200만원도 넘는 카메라가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보다도 화소가 적습니다. 바로 이게 이 제품의 핵심입니다. 화소를 포기하는 대신 노이즈를 줄이는 겁니다. 그래서 ISO가 무려 102400, 확장감도까지 치면 409600까지 이릅니다. 이것말고 A7R이라는 제품은 반대로 화소와 화질에 집중한 모델입니다.

 

 

 

박스 열어서 내용물 다 꺼냈습니다. 보증서 및 설명서 류, 본체, 배터리 2개, 충전기, USB 충전기와 케이블, 넥 스트랩, 케이블 고정장치가 있습니다.

 

 

 

처음 열었더니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충전하고 있습니다. 충전기가 작아서 좋습니다. 얼만큼 충전되었는지 LED로 알려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드디어 본체입니다. 옆에 로고가 참 이쁘게 보입니다. 전 소니 제품을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그놈의 AS와 악세서리 정책 때문에 참 짜증도 많이 내는 그런 애증의 관계입니다.

 

 

 

위에서 본 모습. 여러 조작 다이얼이 보입니다. 확실히 다이얼이 많으면 사용하기 편하긴 합니다.

 

 

 

뒷모습입니다. 액정도 움직이고 기능도 많고 편해 보입니다. 뷰파인더가 보이는데, 사실 저는 저런 것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액정만 보고 찍어도 충분합니다. 플래시를 연결하는 슈도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소니의 다른 미러리스 카메라처럼 네모 반듯하고 더 작은 그런 제품이 더 좋긴 한데, 그건 판형이 크롭바디입니다. 판형이 작아서 싫다는 것이 아니라, 그 판형에 A7S의 화소 컨셉을 적용하면 아마 천만화소에도 한참 모자라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런 제품은 아무리 노이즈가 적어도 판매가 쉽진 않을 겁니다.

 

 

 

사진을 찍으려면 렌즈도 있어야겠죠. 번들렌즈도 하나 샀습니다. 이건 따로 판매되는 상품이 아니라서 카메라와 렌즈가 들어있는 키트 제품 박스에서 렌즈만 따로 빼서 주시더군요. 아무튼 가볍고 저렴해서 좋습니다. 제가 본체 500g의 기준을 정한 것은 렌즈까지 다 합했을 때 최대 1kg를 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제 나름대로의 마지노선이죠. 하지만 더 가볍게 할 겁니다. 이 번들렌즈는 스펙 상으로는 295g입니다. 다른 고급 줌렌즈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일단 무게가 제법 나갑니다. 그래서 아마 이 렌즈가 앞으로 저의 유일한 줌렌즈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FE는 FullFrame을 지원하는 E-마운트 렌즈라는 의미이고, 28~70mm의 초점거리를 지원하는 줌렌즈이고, 최소 조리개 수치는 광각일 때 3.5, 망원일 때 5.6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떨림방지 기능까지 내장되어 있습니다. 아주 좋네요.

 

제가 예전에 SLR카메라를 오랫동안 쓰면서 얻은 교훈 중 하나는 조리개 수치가 그렇게까지 중요하진 않더라하는 것이었습니다. 최대 개방이 중요한 스펙 중 하나임은 분명하지만 좋은 사진은 그것만 가지고 나오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제가 맘에 들어했던 사진들 중 최대개방으로 찍은 건 그렇게 많지도 않았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번들렌즈 정도면 충분히 훌륭합니다. 게다가 A7S는 화소가 1,200만입니다. 요즘 사진기치고는 낮은 편이죠. 그래서 엄청난 해상력을 가진 렌즈가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메모리카드도 있어야겠죠. 일반적으로 쓰는 SDXC규격 카드입니다. 이상하게는 저는 자꾸 샌디스크 제품을 구입하게 되더군요. 128GB 제품인데, 너무 큰 용량을 산 것 같습니다. 화소도 낮은 카메라인데.

 

 

 

메모리카드 본체입니다. 참 허무한 순간 중 하나죠. 박스 열면 저 작은 것이 전부라는 생각이 드니 말입니다. 그래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마이크로 규격보다는 좀 낫습니다.

 

 

 

속도가 빠르다고 적혀 있긴 합니다. 그리고 128GB라는 숫자 밑에 빈칸이 있는데, 저는 저기에 제 전화번호를 적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그렇게 합니다.

 

 

 

자 이제 메모리카드를 본체에 삽입합니다.

 

 

 

카메라 본체에, 렌즈에 메모리카드까지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아! 후드가 빠졌군요. 후드야말로 뽀대에서 가장 중요한 화룡점정이죠. 아주 이뻐 보입니다.

 

 

몇 장을 테스트 삼아 찍어 봤습니다만, 고감도에서 노이즈는 정말로 엄청 놀랐습니다. 진짜 대단합니다. 저는 조리개우선 모드를 자주 쓰지 않습니다. 밝은 야외에서는 대개 P모드를 쓰고, 실내에서는 셔터우선 모드를 더 좋아합니다. 조리개우선 모드는 조리개를 엄청 조일 때 주로 씁니다. 예를 들면 접사. 아무튼 그래서 이제는 제가 좋아하는 셔속인 1/160으로 맞춰두고 ISO 자동으로 설정해두면 어두운 실내에서도 신경 안쓰고 그냥 셔터만 누르면 되는 그런 수준입니다.

 

바로 제가 원하던 그런 상황입니다.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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