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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흡연율 감소와 그 효과의 시간차

by @푸근 2015. 7. 18.

흡연이 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상식적인 것이었습니다. 과소평가하거나 외면해왔을 뿐이죠. 그래서 흡연율을 낮추는 것은 사회전체를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당장 금연을 한다고 해서 그것의 직접적인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개인에 따라서는 그럴 수 있겠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그 효과가 나타나는 데에는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이렇게 말이죠.

 

 

 

왼쪽은 몇몇 나라들의 흡연율 변화입니다. 2000년 이후의 기록입니다. 흡연이 많아지는 나라는 인도네시아, 이집트, 나이지리아입니다. 감소하는 나라로는 중국, 영국, 미국이 나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속적인 금연정책으로 흡연율이 감소하고 있긴 합니다.

 

오른쪽 그래프가 핵심입니다. 이것은 1900년부터 지금까지 흡연율과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의 추이를 비교해 놓은 것입니다. 절대적인 값보다는 추세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파란색으로 그려진 남성 흡연자의 비율을 봅시다. 대략 1950년대까지는 꾸준히 흡연자가 증가했습니다. 이때부터 꺽이기 시작하여 흡연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는 1980년 무렵까지 계속 증가하다가 그 이후부터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흡연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의 효과가 실제로 나타난 것은 약 30년이 지난 후인 것입니다.

 

그럼 이 30년 기간에 주목해 봅시다. 1950년부터 1980년대까지 미국 남성의 흡연율은 감소했지만,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는 계속 증가했습니다. 매우 모순적인 상황입니다. 미국 담배에 어떤 세금이 붙는지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처럼 이런저런 세금을 많이 붙였다고 합시다. 그럼 담배 판매로 인한 세수는 감소하는데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금 지출은 증가하는 어떤 국면이 약 30년 간이나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30년이라는 기간은 한 세대입니다. 그러니까 흡연율이 감소한다는 의미는 기존 흡연자가 끊는 것이기도 하지만 신규 흡연자의 유입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결국 흡연자 전체의 수는 감소하더라도 기존의 흡연자들이 계속 담배를 피우기 때문에 그들이 모두 사망할 때까지 흡연으로 인한 사망을 증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 약 30년이 시간이 걸린다는 뜻일 겁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어느 국면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흡연율 감소의 효과가 실현되는 데에는 제법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믿음을 갖고 장기적으로 금연정책을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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