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계

우리나라 자살 문제의 핵심은 노인빈곤

by @푸근 2014. 4. 17.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살기 힘든 사회이라는 뜻입니다. 흔히들 그러죠. 돈 많으면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대한민국이라고. 그 의미는 돈이 없으면 정말로 살기 힘든 험난한 곳이 바로 대한민국인라는 뜻이기도 할 겁니다.

 

 

우리나라 자살률과 자살자수의 연도별 추이

 

 

위 그림만 봐도 우리나라의 자살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83년도에 전체 자살자수가 8,700명 정도였지만 2009년에는 무려 3만 명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당연히 OECD 1위를 기록할 만 합니다.

 

어찌되었든, 자살자 수와 자살률이 증가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자살을 더 많이 하게 되었을까요?

 

 

 

 

2000년대 이후 자료만 보면, 큰 것이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성인(20~64세)의 자살률 증가가 어마어마합니다. 무려 50.5%가 증가합니다. 그런데 아래쪽에 10~24세 아동청소년의 경우 47%의 증가를 보입니다. 50이나 47이나 비슷비슷합니다. 막대 그래프가 좀 이상하게 그려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위의 자료만 보면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모든 연령대의 자살이 증가했다는 사실만을 알 수 있습니다.

 

 

 

 

 

 

위 그림은 보면, 이제 좀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64세 성인이 아니라 연령대를 세세하게 구분해 놓은 자료입니다. 압도적인 자살률을 보이는 구간이 눈에 들어옵니다. 80세 이상 노인의 자살은 막대 그래프가 천정을 뚫고 나가 제대로 그릴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70~79세 구간대로 마찬가지입니다.

 

2000년과 2010년을 비교해 보아도, 노인들의 자살이 엄청나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청소년이나 청년층의 자살도 증가하긴 했습니다.

 

 

 

 

위 그림은 15~19세의 청소년들의 자살률을 국가별로 정리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중간쯤에 있고 OECD 평균과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러시아의 청소년은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정리해 봅시다. 우리나라의 엄청난 자살률은 사실 청소년의 자살이 아니라 노인들의 자살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럼 도대체 우리나라 노인들에게 어떤 문제가 있길래 이토록 엄청난 자살률을 기록할까요?

 

 

 

 

위 그림에 답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노인의 빈곤률이 너무 높습니다. 미국의 경우 오히려 더 낮습니다. OECD평균에 비해서도 4배 가까이 노인 빈곤율이 높습니다. 프랑스처럼 복지가 좋은 나라까지는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멕시코보다도 심각한 것은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그럼 이제 왜 이렇게 노인 자살률이 높은지 대충 짐작은 할 수 있을 겁니다.

 

절대적 빈곤상태에 처한 노인들이 많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의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문제는 이 분들의 빈곤률을 해결할 방법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는 점입니다. 복지국가는 하루아침에 법 몇 개 만든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구요.

 

게다가 노인층은 재산소유의 편차가 극단적으로 큰 계층입니다. 절대빈곤 상태에 놓인 독거노인들도 많지만, 수백~수천 억대 빌딩을 소유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고령자인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에 노인들은 정보습득에 상대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자신의 처지를 제대로 말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제대로된 실태조사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은 낮추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