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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우리나라 교사의 연봉은 높은 편일까?

by @푸근 2014. 4. 21.

선생님은 제법 괜찮은 일자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교대의 경쟁률이나, 중매시장에서 교사의 인기 등을 고려해보면 그렇습니다. 일자리로서 교사는 대단히 안정적이긴 합니다. 그러나 최근 실제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그 일자리가 결코 쉬운 일로는 여겨지지 않습니다.

 

그럼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OECD국가들 기준으로 각 나라에서 대졸자 평균연봉과 비교했을 때 그 나라 교사의 연봉은 과연 얼마나 높을까요? 선생님이라는 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나라별 차이를 간접적으로나마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 그래프는 각 나라의 대졸자 평균연봉을 1이라고 했을 때, 그 나라 교사들이 받는 연봉의 상대적인 값을 표시한 그래프입니다. 가장 위에 있는 스페인을 보면, 스페인 학교 선생님은 스페인의 대졸자 평균연봉보다 1.4배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바로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있습니다. 1.34로 우리나라는 OECD국에서 선생님에 대한 대우가 매우 좋은 편에 속합니다.

 

캐나다가 1.04로서 일반적인 일자리로 취급되고, 그 밑에서부터는 선생님이 평균적으로 더 낮은 연봉의 일자리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최고 선진국들이 오히려 선생님에 대한 대우가 더 나쁜 경우를 제법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0.7밖에 되지 않습니다. 평균의 70% 정도의 연봉이라면 대우가 매우 좋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미국의 선생님은 왜 저런 대우를 받을까요? 미국의 학교 선생님들은 방학 중에 월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방학 중에도 월급을 똑같이 지급받습니다. 미국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선생님이라는 자리는 단순히 지식전달만이 전부가 아니라 연륜과 경험, 노하우가 제법 중요한 분야라서 일용직처럼 쓰면 안된다고 생각하기에 미국식 방법은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홀랜드 오퍼스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미국의 어떤 음악선생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한 장면을 보면 음악 선생님이 어린 학생들에게 자동차 운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음악선생님이 왜 애들한테 운전을 가르칠까요? 그렇습니다. 방학 중에 알바뛰는 겁니다. 오래전 영화이고, 오래전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서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미국이 학교선생님을 어떤 관점에서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런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가진 장점 중 하나로서 우수한 인재와 인력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개개인의 능력은 우리나라가 무척 좋은 편입니다. 학교 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가 수준높은 교사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선생님이라는 직을 중요하게 인식하는 전통과 상대적으로 더 나은 대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었습니다.

 

갈수록 사교육에 비해 공교육이 망가지는 경향이 보입니다. 기간제 교사, 시간제 교사 같은 비정규직 교사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교사들의 평균 연봉은 낮아지게 됩니다. 점점 미국처럼 되고 있는 것인데, 교사에 대한 대우를 아예 미국식으로 하면 더 빨리 공교육을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그럼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서 좋은 사립학교로 갈 수밖에 없죠. 교사가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은 미래를 위한 사회적 투자이기 때문에 절대로 배아파할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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