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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혼자만 쫄딱 망한 이탈리아

by @푸근 2014. 5. 7.

십여년 전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모여 단일 경제체제를 만들었습니다. EU라는 것이죠. 그 결과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경제적으로 더 좋아졌습니다. 그럼 어떤 나라들이 얼마나 더 좋아졌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999년부터 2014년까지 국민 일인당 GDP의 성장률을 국가별로 정리한 자료입니다. 독일과 핀란드가 가장 큰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미국과 일본보다더 더 좋습니다. 그리고 유로를 사용하는 12개국의 평균도 10%가 넘게 상승했습니다. 그러니 EU로 경제를 통합한 것이 제법 효과가 좋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몇 년 전에 망한 그리스조차도 크진 않지만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이탈리아만 이상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성장은 커녕 오히려 더 나빠졌습니다. 게다가 제법 큰 수치로 나빠졌습니다. 남들 다 성장할 때 혼자만 저렇다면 완전히 망했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이탈리아는 어쩌다 저 지경이 되었을까요? 저 시기에 이탈리아를 이끌던 가장 유명한 정치 지도자가 한 명 있습니다. 베를루스코니라는 인물이죠. 1999년이후 이 사람이 이탈리아 총리를 지낸 임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2001년 06월 ~ 2006년 05월
  • 2008년 05월 ~ 2011년 11월

 

그러니 위 그래프에서 다룬 대부분은 기간동안 이탈리아 총리를 베를루스코니였습니다. 이 사람의 엽기적인 기행과 만행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성적인 추문도 매우 심각하지만 그건 그나마 개인적인 문제라고 칩시다. 일단 그는 엄청난 부자입니다. 이탈리아의 미디어 산업을 장악한 재벌이고, 한때 포브스가 집계한 세계 부자 랭킹에도 상위에 들어간 적이 있는 대단한 사람이죠. 그가 문제인 건 단순히 부자라서가 아니라, 나쁜 부자라서 그렇습니다.

 

범죄경력도 상당합니다. 탈세, 돈세탁, 뇌물 등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우리나라의 누구와 제법 비슷하다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돈많은 부정한 사람이 정치권력을 장악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위 그래프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제를 좌우할 여러 중요한 결정은 정치로부터 나옵니다. 도덕이 밥먹여주냐며 오직 경제적 능력만 보고 사람을 뽑으면 저렇게 됩니다. 가장 간단하게 돈 잘 버는 사람이 돈을 많이 벌어왔다고 칩시다. 그런데 왜 그걸 당신한테 줄 거라고 믿습니까? 만약 당신이 그렇게 돈 많이 벌면 사람들한테 나눠줄 건가요? 도덕이 밥 먹여주냐고요? 밥을 얼마나 줄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도덕은 적어도 당신 밥그릇을 빼았진 않을 겁니다.

 

이탈리아라는 나라는 여러 모로 우리나라와 참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나라입니다. 스페인과 더불어 강한 가부장제 경향, 급한 성격의 국민. 뭐 그렇다고 합니다. 이탈리아를 반면교사로 삼아야할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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