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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나라별 자산격차와 소득격차

by @푸근 2020. 1. 6.

경제적 불평등이 현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동일합니다. 하지만 경제적 불평등이라고 하면 지나치게 포괄적인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보다 더 엄밀하게 문제의 핵심을 지적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흔히 언급하는 것이 바로 자산과 소득의 차이입니다.

 

이에 대한 국가별 통계가 새로 나온 것이 있어 간단히 소개해 봅니다.

 

 

 

OECD 여러 나라에서 재산(wealth)와 소득(income)의 상위 10%가 전체 중 얼마나 차지하고 있는지를 나열한 그래프입니다. 왼쪽 붉은 색 그래프가 재산이고 오른쪽 파란색이 소득입니다.

 

이 그래프가 보여주는 것은 소득 불평등보다는 재산의 불평등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는 점입니다. 오른쪽 그래프를 보면 소득 수준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20% 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반면 왼쪽 재산 기준으로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율은 가장 낮은 나라조차도 무려 3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경제적 불평등을 말할 때는 소득보다는 재산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재산과 소득의 차이점만 언급하면 됩니다. 소득은 말 그대로 월급이나 연봉처럼 정기적으로 돈을 벌어 들이는 것입니다. 반면 재산은 모든 경제적 자본을 합친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재산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 소득을 제외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산(asset)입니다. 대표적인 자산으로 부동산이 있습니다.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그 빌딩의 경제적 가치는 자산이 됩니다. 자산이 결국 불평등의 핵심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이야기를 다른 말로 하면 수억 원 연봉을 받는 사람과 아파트 여러 채 갖고 있는 사람 중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야기하는 핵심은 후자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누진세를 통한 부의 재분배를 염두에 둔다면 누구에게 높은 세금을 부담하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의 답은 명확합니다. 많은 자산을 가진 사람이 세금을 부담하게 해야 합니다.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들조차도 스스로를 부자하고 생각하지 않고 서민이라고 여긴다고 합니다. 이것은 그들의 엄살이 아닙니다. 실제로 소득이 높다 하더라고 10년 20년 뒤에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반면 빌딩과 같은 부동산은 자식에게 물려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장기적인 전망을 고려하면 그들이 높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왜 스스로를 부자가 아니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심정적으로 동의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위 그래프에 우리나라가 빠져 있습니다. 원 보고서를 직접 확인해보니 우리나라의 최근 자료가 2015년 이전 것이어서 누락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최근 자료도 함께 포함되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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