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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전화응답 여론조사에 대한 오해들

by @푸근 2014. 4. 28.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죠. 또 다시 여론조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는 시절이 가까이 왔습니다. 사실 여론조사는 일상적으로 실시되고 있습니다. 너무 많아서 주의깊게 보기도 힘들 정도죠. 그런 조사들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조사방법이 전화를 이용한 조사입니다. 그런데 이런 조사결과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갖고 계신 분들이 있더군요.

 

 

 

 

위 그림은 다음의 사이트에서 캡춰한 겁니다.

 

http://www.nesdc.go.kr/cop/opinionPoll/opinionPollPublicView.do?siteId=nesdc&seq=321&id=nesdc_030200000000

 

리얼미터라는 조사기관이 MBN이란 언론사에서 의뢰받아 2014년 4월 15일부터 18일까지 전화를 이용해서 여론조사를 했고, 그 내용이 적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자료들에서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응답률이고, 두번째는 표본의 연령별 분포에 대한 겁니다.

 

(1) 응답률 : 위 표에 응답률 5.9%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이 숫자를 조사한 표본의 크기인 2,511명 중 5.9%만 응답했다고 오해하고 있습니다. 그 분들의 생각은 2,511명 한테 전화걸어 물어봤는데 5.9%만 설문에 응답을 했고, 나머지 94.1%는 응답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이해한 겁니다. 이것은 절대 잘못된 겁니다. 응답률은 그게 아닙니다. 위에 캡춰한 표 하단에도 나와 있듯이 전화는 모두 12만통 넘게 걸었습니다.(유선 84,251 + 무선 42,106) 그 중에 아예 대상이 아닌 것 빼고, 연결 안된 것 빼고 해서 유효한 전화연결 중에서 설문에 응답한 사람이 5.9%라는 의미입니다.

 

5.9%라는 숫자가 크지는 않지만 전화를 이용한 조사라는 게 다들 저렇습니다. 그러니 응답률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조심해야 할 것은 응답률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입니다. 사실 그런 조사는 거의 없는데, 전화를 이용한 조사라는게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응답률이 고만고만하게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응답률이 지나치게 높다면 오히려 조사 대상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2) 표본의 연령분포 : 위 표에서 빨간 색 큰 네모를 보시면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연령정보가 있습니다. 20대와 30대는 각각 171명, 173명에 불과한데, 50대는 759명, 60대 이상은 1,064명이나 됩니다. 이 정도면 엄청난 불균형인 것처럼 보입니다. 네 불균형 맞습니다. 그래서 이 자료를 그대로 쓸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보정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정했는지 녹색 네모에 적혀 있습니다. 2014년 1월 기준 인구분포에 맞게 가중치를 준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50~60대의 1명의 응답이 미치는 영향과 20~30대 1명의 응답이 미치는 영향은 다르고 후자가 훨씬 크게 됩니다.

 

처음부터 비슷한 표본이 될 때까지 계속 전화하면 되지 않느냐고 질문할 수 있지만, 그러면 조사가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시간과 비용의 문제를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따라서 위 조사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전화를 이용한 조사가 갖는 한계는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낮시간에 집에서 전화를 받는 사람들은 특정한 부류가 많다는 점이죠. 그래서 이런 저런 보정을 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조사하는 내용을 찬성하는 사람보다는 반대하는 사람이 더 응답을 안하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인 사람들의 심리문제죠. 내가 좋아하는 대상이면 기분좋게 응답할 수 있지만,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면 더 귀찮아지고 그걸 생각하기도 싫어집니다. 따라서 전화조사 결과를 볼 때는 이점을 감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론조사가 정답을 알려주진 않습니다. 틀린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작정하고 엉터리로 조사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많이 틀리지도 않습니다. 오차도 일정한 범위 내에서 왔다갔다 하는거죠. 그래서 오랜 시간을 두고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경향성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법 유용한 정보가 됩니다.

 

조사결과가 내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보기 싫다고 해서 배척하는 것은 좋은 태도가 아닙니다. 게다가 그런 식으로 계속 대응하면 제대로 된 상황판단도 못하게 됩니다. 조사 결과과 의심스럽다면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진 결과인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그게 더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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