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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블루투스 미니키보드 로지텍 K810 구입

by @푸근 2015. 2. 14.

저는 좋은 키보드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키보드를 참 많이 써봤습니다. 큰 것, 작은 것, 유선, 무선, 멤브레인, 펜타그래프, 기계식 및 리얼포스까지 전부 손대봤습니다. 그래도 주력으로 쓰고 있던 키보드는 갈축 텐키리스 기계식 키보드였습니다. 그것을 주력으로 쓴 것은 그나마 가장 낫다는 것이지 그게 맘에 쏙 들어서는 아닙니다. 그래서 새로운 괜찮은 키보드가 나올 때마다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 시끄럽다는 겁니다. 아무리 조용한 키보드라도 다른 키보드에 비하면 엄청나게 시끄럽습니다. 집에서 혼자 사용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내가 시끄러워서 짜증날 때도 있습니다. 바로 얼마전 새벽까지 작업하다가 그랬습니다. 가뜩이나 일이 진도가 안나가서 짜증나는데 조용한 새벽시간의 키보드 소리가 엄청 거슬렸습니다.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얼포스가 그나마 좀 낫긴 하지만 그래도 전 입력장치는 무선을 매우 선호하기 때문에 새로운 무선 키보드를 검색했습니다. 그렇게 걸린 게 로지텍의 K810입니다. 사실 이건 출시된지 제법 된 제품이지만 제가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던 것인데 이번 기회에 한번 써보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기계식에서 벗어나려면 이런 제품밖에 없습니다.

 

결과는 제법 만족스럽습니다. 이 정도면 미니키보드 중에서는 단연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문제점도 여럿 있더군요.

 

 

박스 사진입니다. 포장상태는 아주 좋습니다. 박스도 자그마하구요. 한글자판 키보드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한글각인이 없는 영문 제품을 조금 저렴하게 팔기도 하더군요. 취향에 맞다면 더 싸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뒷면입니다. 제품이 내세우는 장점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백라이트가 들어온다는 것, 블루투스를 3개 연결할 수 있다는 것, 배터리 넣는 것이 아니라 충전하는 방식이라는 것이 주요한 특징입니다.

 

 

 

박스를 열었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패드나 다 이런 식으로 포장하나 봅니다. 이젠 키보드도 이렇네요. 이렇게 하면 오히려 제품 윗부분에 충격을 받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던데 말입니다. 

 

 

 

뒷부분입니다. 옆에 스위치가 있고 요기에 블루투스 연결 버튼이 있다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런 점은 참 친절합니다.

 

 

 

본체와 설명서, 그리고 충전을 위한 USB케이블이 들어 있습니다. 케이블은 스마트폰에 쓰는 일반적인 케이블과 똑같습니다. 그냥 쓰던 거 쓰면 됩니다. 그나저나 저 케이블 정말 이쁘게 잘 감아놨더군요.

 

 

 

겉 비닐을 벗겼습니다. 가장 깨끗한 순간이죠.

 

 

 

옆면에 있는 전원버튼입니다. 저는 거의 끄지 않습니다.

 

 

 

ESC옆에 블루투스 3개를 연결할 수 있도록 표시되어 있습니다. 3개를 따로따로 페어링 시키고 필요할 때마다 바꿔서 쓸 수 있습니다. 바뀔 때 약간의 딜레이가 생기긴 하지만 별로 길지 않기 때문에 실사용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거의 대부분 하나만 쓸 겁니다. 스마트폰이나 패드에서 외부 키보드까지 필요할 정도의 일이면 그냥 컴퓨터를 켜서 하는 게 더 낫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연결하는 과정에서 블루투스 신호가 깜빡거립니다. 그 순간을 찍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페어링은 아주 잘 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특수기능키가 작동하고 F키를 누르려면 Fn키와 함께 눌러야 합니다. 물론 이것은 설정에서 반대로 바꿔 줄 수 있습니다.

 

 

 

키보드라서 페어링 과정에 숫자를 몇 개 입력해보라는 화면이 나옵니다. 그걸 시키는대로 입력하면 페어링은 끝입니다. 뒤에 제가 애국가로 테스트한 것이 보입니다.

 

 

 

키보드에 백라이트가 켜졌을 때입니다. 기능키를 사용하여 밝기를 바꿔 줄 수 있고, 아예 끌 수도 있습니다. 야간에는 제법 편리한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요기가 문제죠. 이 키보드에는 Page Up/Down, Home/End 이렇게 4개의 키가 아예 없습니다. 저 화살표 키에 Fn키 조합으로 설정해주든지, 아니면 저 사이 공백에 작은 키 두 개 더 넣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어떤 노트북은 그렇게 된 것도 있긴 합니다. 아무튼 이건 제법 큰 문제입니다. 음악 재생 버튼 같은 건 없어도 되지만 이건 대체하기가 좀 힘들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장 불만이었던 것은 각도입니다. 이 키보드는 뒷면에 고무발이 달려 있긴 하지만 이것은 순전히 미끄럼방지용일 뿐 키보드 기울기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각도 조절도 안될 뿐만 아니라 그 각도가 저에게 너무 낮아서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고무발을 달았습니다. 제법 큰 놈입니다. 컴퓨터 본체에 있던 고무발인데 책상 서랍에 있던 걸 찾아서 다시 붙였습니다. 양면 테이프는 참 편리한 도구입니다.

 

 

 

뒷면 윗쪽에 이렇게 두 개를 붙였습니다. 블루투스 연결 스위치가 있는 부분은 스위치를 가리지 않도록 살짝 피해서 붙였습니다.

 

 

 

그 결과입니다. 이제 각도가 제법 기울어졌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각도입니다.

 

 

이제 간단히 정리해봅시다. 이 제품은 일단 디자인이 이쁩니다. 그리고 펜터그래프 키보드 중에서도 좀더 쫀득한 느낌이 납니다. 리얼포스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과 유사한 느낌입니다. 여기서 리얼포스와 비슷하다고 표현한 것은 느낌의 방향을 말하는 것이지 그 정도나 수준까지 비슷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용합니다. 기계식에 비하면 엄청나게 조용한 것이죠.

 

그리고 블루투스 전원 옵션에서 "전원을 절약하기 위해 컴퓨터가 이 장치를 끌 수 있음"을 체크 해제하면 배터리를 더 먹긴 하겠지만 훨씬 더 편리합니다. 절전모드에서 안 깨어나면 참 귀찮아집니다.

 

그리고 블루투스 키보드는 부팅 이전 단계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따라서 바이오스에 진입할 수가 없기 때문에 처음에 바이오스 설정을 바꿀 일 없이 잘 설정해야 합니다. 이건 단점이 아니라 블루투스라면 어쩔 수 없는 것이기에 그저 주의해야 할 사항입니다. 그래서 비상 시에 쓸 여분의 USB 키보드가 필요합니다.

 

저에게 큰 불편함이었던 각도문제는 고무발을 붙여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 키보드에 없는 4개의 키가 문제입니다. 왜 이걸 안해줬을까요? 저는 이 키보드가 맘에 들지만 이 4개의 키가 핵심적인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이 문제를 극복하거나 적응할 수 있다면 이것을 계속 쓰게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아마 이것도 곧 버려지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적응하도록 노력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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