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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4만원대 스마트폰, 루미아 635 구입

by @푸근 2015. 3. 22.

저렴한 물건을 파는 곳을 다른 사람들에 널리 알려주는 고마운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 덕분에 이번에도 아주 저렴한 스마트폰 하나를 구입했습니다. 바로 루미아(Lumia) 635라는 제품입니다. 아마존에서 이것을 30달러에 판매했습니다. 게다가 한국까지 직배송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배송료 포함해서 38.8달러라는 아주 저렴한 돈으로 스마트폰 하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위에 캡춰한 그림이 제가 지불한 금액입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4만원이 약간 넘는 금액입니다. 이 돈으로 새 스마트폰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습니다만, 그 이유가 어찌되었든 지금 제 수중에 이 제품이 있으니 기분은 좋습니다. 루미아 635는 램이 512MB, 4.5인치 스크린, 내부저장공간이 8GB에 불과한 저사양 윈도우폰입니다. 네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윈도우폰입니다. 국내에서는 구경조차 하기 힘든 그 운영체제입니다. 이 제품의 자세한 스펙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것을 구매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격입니다만, 지금 쓰고 있는 폰에 문제가 생겼을 때 급히 사용할 대체용 폰을 하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그리고 윈도우폰이 어떻게 생긴건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루미아 635는 이렇게 생긴 제품입니다.

 

포장상태입니다. 미국에는 이런 스타일을 포장을 흔히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앞에 AT&T로고가 보입니다. 이것은 그 회사 전용 제품입니다.

 

 

제품 박스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애플이나 삼성이나 엘지나 다들 폰의 포장박스는 비슷비슷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확실히 다릅니다. 일단 모양도 동그랗고, 포장도 박스가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밀봉되어 있습니다. 엄청나게 뜯기 힘든 바로 그 포장입니다. 가위가 칼을 총동원해서 열었습니다.

 

윈도우폰은 포장부터 다른 운영체제와 확연히 다름을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다른 것과 다르고 확실히 불편합니다.

 

 

박스 안에 이런 것이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본체, 충전기, 설명서, 유심, 가이드북.

 

 

포장이 참 신기하게 되어 있습니다. 책처럼 열어서 저 플라스틱 밀봉을 잘아 뜯어야 합니다.

 

 

이 폰의 특징이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운영체제는 윈도우 8.1이고 화면은 4.5인치 크기이고, 카메라는 5백만 화소, 비디오는 720p까지 지원하고, 내부 저장공간은 8GB이며 추가로 SD카드를 128GB까지 지원한다고 합니다. 딱 보급형 제품입니다.

 

 

선탑재되어 있는 앱들이 적혀 있습니다. 루미아 카메라, 엘로우페이지, 히어 맵, 앱소셜, 루미아 스튜디오. 대체로 노키아가 만든 앱들입니다. 저는 카메라 빼고 다 필요없는 것 같습니다. 지울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힘들게 박스를 뜯었습니다. 구성품입니다. 설명서, 퀵스타트가이드, 충전기, 본체, 배터리, 유심입니다. 배터리는 1개를 줍니다. 충전기는 일반적인 microUSB입니다. 하지만 미국제품이라 돼지코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집에 널려 있는 다른 충전기를 쓰면 되니까 그냥 봉인합니다.

 

문제는 유심입니다. 이 제품은 미국 AT&T가 판매하는 고폰(goPhone)이라는 물건입니다. 정확히 선불폰입니다. 이미 충전된 유심을 끼우면 충전된 만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이것을 언락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사진에 나온 유심은 미국에서만 되는 것이고, 본체에 기존에 쓰던 유심을 끼우면 작동합니다. 물론 언락을 따로 한 후에 말이죠.

 

 

본체입니다. 위에 보이는 그림은 스티커가 붙어 있는 겁니다. 실제로 폰을 켜면 저런 바탕화면이 나옵니다.

 

 

뒷면입니다. 여기도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뒤 뚜껑을 여는 방법과 버튼의 위치 등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옆면입니다. 잘 안 보이지만 여기에 버튼이 있습니다. 전원과 볼륨버튼 모두 이 쪽에 몰려 있습니다.

 

 

이어폰은 위쪽에 꽂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보면 위에 NOKIA라는 로고가 보입니다. 아마도 바로 이것때문에 엄청나게 싼 가격으로 정리했나봅니다. 노키아는 얼마전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되었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윈도우폰은 모두 마이크로소프트 로고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노키아 마크가 붙은 예전 제품입니다. 그래서 이런 구형을 빨리 없애려고 저렴하게 판매한 것이 아닌지 짐작합니다.

 

 

아랫면입니다. 여긴 충전단자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일반적인 단자입니다.

 

 

뒷면 스티커를 제거했습니다. 배터리를 넣으려면 뚜껑을 열어야 합니다.

 

 

뚜껑을 열었습니다. 배터리 넣는 곳이 보이고, 유심과 메모리카드를 넣는 곳이 있습니다. 뒤 뚜껑은 그냥 플라스틱입니다. 잘 휘어지는 재질이고, 평범하고 싸구려 느낌이 나는 그런 플라스틱입니다.

 

 

배터리는 1830mAh입니다. 작은 용량이지만 안드로이드에 비하면 오래 가는 것 같습니다. 사실 안드로이드가 제법 무거운 운영체제이긴 합니다.

 

 

유심을 넣지 않고 그냥 부팅해 봤습니다. 와이파이만 연결하고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을 등록하고 해봤는데 속도는 제법 빠릅니다. 하지만 전화로 쓰려면 언락을 하고 유심을 넣어야 합니다. 언락을 하는데 제법 시간이 걸립니다. AT&T로부터 코드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검색해 보니 이미 많은 분들이 성공했고, 그분들이 알려준 방법을 그대로 따라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언락 코드를 메일로 받았습니다.

 

 

언락 코드를 받고 제가 쓰던 유심을 꽂은 후, 부팅시켰습니다. 바로 이 화면이 나옵니다. 여기서 메일로 받은 언락코드를 넣어주면 언락이 완료됩니다. 그 후에 한번 더 재부팅하니 제대로 네트워크가 연결되었고 전화와 문자를 제대로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진 4만원짜리 싸구려 폰에 대한 이야기였고, 윈도우폰이라는 운영체제에 대한 간단한 감상을 정리합니다. 오래 쓴 것은 아니지만 일단 제일 놀란 건 빠르다는 겁니다. 반응이 제법 빠릅니다. 보급형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반응속도라면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이것저것 계속 만져보니 왜 빠른지 대충 알 것 같습니다. 기능이 정말 단순합니다. 기본적인 기능만 있습니다. 그래서 운영체제가 가볍나 봅니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는 보안 기능만 하더라도 비번, 얼굴인식, 패턴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옵션을 제공합니다만 이 제품은 비번 하나가 끝입니다. 다른 것들도 다들 그런 식입니다. 필요한 메뉴와 항목은 다 있긴 있는데 그 각각의 구성은 참 단순합니다. 그래서 모든 항목에서 조금씩 부족하고 조금씩 불편합니다. 이것을 다 합치면 제법 많이 부족한 셈입니다.

 

그리고 저는 구글의 서비스를 참 많이 이용합니다. 그런데 윈도우폰에서 구글 기능이 제한적으로만 지원됩니다. 메일이나 일정, 연락처들은 구글계정을 등록하면 알아서 동기화해 줍니다. 하지만 이것도 뭔가 조금씩 애매합니다. 예를 들어, 구글캘린더에 종일로 입력된 일정이 여기서는 아침9시부터 다음날 9시까지 설정된 일정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이 일정이 이틀동안으로 표시됩니다. 물론 해결방법은 있습니다만, 다들 이런 식입니다. 되긴 되는데 뭔가 조금씩 이상하거나 부족하게 작동합니다. 행아웃이나 구글뮤직은 아예 쓸 수도 없습니다.

 

만약 제가 구글 서비스에 크게 의존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저는 윈도우폰에 열광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임을 많이 하지 않고, 다양한 여러 기능보다는 기본적인 몇 가지 기능만을 중심으로 사용하며, 구글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윈도우폰은 제법 괜찮은 선택입니다. 그리고 아웃룩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편리하게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 제품을 사용하는데 여러 가지가 걸리적거릴 겁니다. 특히 안드로이드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많이 불편해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저는 며칠 간 더 이것을 쓰기로 했습니다. 기능은 부족해도 반응이 빠르고, 디자인이 이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폰트가 제 맘에 들어서입니다. 하지만 만약 그럼에도 여러 가지가 많이 불편하다면 이 녀석은 비상용 세컨폰으로 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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