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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초음파 세척기 구입

by @푸근 2015. 4. 13.

오래전부터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한 물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초음파 세척기! 언제였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안경점 앞에 초음파 세척기를 두고 안경을 깨끗하게 닦을 때 쓰라고 초음파 세척기를 무료로 쓸 수 있게 해준 곳이 있었습니다. 조그만 스테인레스 스틸 그릇에 물이 차 있고, 그 안에 안경을 넣은 후 작동시키면 이상한 소음과 나면서 뭔가 기계가 작동하고 있음을 항변하는 그런 작은 기계가 바로 초음파 세척기였습니다.

 

저는 이것을 한번 써본 후에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거 집에 하나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얼마 전 가정용 초음파 세척기 하나를 구입했습니다.

 

 

박스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저 안에 안경 하나가 딱맞게 들어가니 기계 크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작은 물건입니다. 박스에 여러 나라 콘센트 모양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수출을 많이 하는 제품인가 봅니다.

 

 

 

옆면에는 이 세척기를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이 그림으로 나와 있습니다. 구석구석 닦기 어려운 작은 물건이면 됩니다. 가장 많이 쓰는 게 안경, 보석류, 시계줄 같은 것들입니다. 작은 틈새부분까지 닦기 어려운 그런 소품들이 주로 해당됩니다.

 

 

 

제가 구입한 것은 CD-3800(A)라는 제품입니다. 그냥 적당한 가격대에 가정용 제품인 것처럼 보이는 것을 골랐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초음파 세척기로 검색하면 무슨 공장같은 곳에서만 써야할 것만 같은 그런 비주얼의 제품이 잔뜩 나옵니다. 그런 제품들 속에서 그나마 가정용 제품인 것처럼 보이는 것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이 제품의 몇 가지 특징이 아이콘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일반 수돗물을 쓰면 되고, 용량은 600ml 들어가고, 디지털 타이머가 있고, 42,000hz의 초음파를 쓰고, 5가지 시간 설정이 있다고 합니다.

 

 

 

구성물은 이게 전부입니다. 본체와 설명서.

 

 

 

본체 뚜껑을 여니, 하얀 색 플라스틱 조각이 두 개 더 나옵니다. 하나는 바구니입니다. 작은 물건들 여러 개를 세척할 때 바구니를 쓰면 편리합니다. 아치 모양으로 구부러진 하얀 색 부품은 일부분만 물에 잠기게 해서 세척하도록 도와주는 지지대같은 것입니다.

 

 

 

안은 이렇게 생겼씁니다. 여기에 물을 붓고 물 속에 세척할 물건을 넣은 후, 기계를 작동시키면 됩니다.

 

 

 

물을 넣은 한계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저 표시를 넘지 않게 물을 넣으라고 합니다.

 

 

 

설명서입니다. 설명서가 생각보다 두툼해서 자세한 내용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여러 가지 제품들 사용법을 모두 담아서 두꺼웠던 것입니다. 해당 제품의 핵심 내용은 이렇게 딱 두 페이지입니다. 사용이 아주 간단합니다.

 

 

 

테스트로 제가 쓰던 면도기를 넣어봤습니다. 손잡이 부분 구석구석 틈새에 때가 많이 끼어서 어느 정도 세척해주나 테스트해 보려고 했습니다. 결과는 음...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는 무리인가 봅니다.

 

 

 

가운데 있는 설정 버튼을 누르면 미리 정의된 시간이 나옵니다. 기본값은 180초입니다. 시간을 고르고 작동버튼만 누르면 끝입니다.

 

 

몇 가지 물건을 이렇게 저렇게 세척해봤습니다만, 최종 결과는 제 기대가 너무 높았나 봅니다. 그렇게까지 잘 닦이는 것은 아니더군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제품의 강점은 깨끗이 닦는다라기보다는 손으로 잘 닦을 수 없는 구석진 틈새를 닦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제품을 더 잘 쓰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때를 불려놔야 할 것 같습니다. 뜨거운 물에 담궈 때를 불린 후, 마무리 단계에서 이 제품을 쓰면 제법 쓸만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쇼핑몰에서는 이 제품에 함께 쓸 수 있는 전용 세제도 팔고 있습니다. 저는 구입하지 않았지만 그런 것을 함께 쓰면 당연히 효과가 더 좋을 것입니다.

 

이 기계를 작동시키면 시끄러운 소음이 나긴 하는데, 초음파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니 이제 진짜로 뭘 하고 있긴 한가 하는 의심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작동 중에 손가락을 물에 살짝 넣어봤는데, 약간 찌릿한 느낌이 나더군요. 아프진 않지만 약간 전류가 몸에 들어오는 느낌과 비슷했습니다. 아무튼 분명 뭔가 작동하고 있긴 합니다.

 

그리고 제가 쓰고 있는 안경을 닦아보았습니다. 음... 역시 안경을 정말 잘 닦아 줍니다. 이 기계에 다소 실망하고 있었는데 깨끗해진 안경을 보니 다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역시 안경 전용인가 봅니다.

 

면도기, 안경뿐만 아니라 다른 것으로도 이것저것 테스트했습니다. 중간에는 발견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물을 버리려고 하니 물이 엄청 더러워져 있었습니다. 시커먼 구정물같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수많은 이상한 이물질들이 물 속에서 마구 떠다니는 것이 보였고, 물의 색이 매우 탁해졌습니다. 물건을 세척하기 전과 후의 상태를 봤을 땐 그 차이를 잘 몰랐는데, 이렇게 물의 상태를 확인하니 분명 뭔가 때를 닦아낸 것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너무 하드코어한 샘플로만 테스트했나 봅니다.

 

그래서 결국, 과도한 기대는 버리고 때를 적당히 불린 다음 마무리 작업 정도로 가볍게 쓰기엔 나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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