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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청년과 노인 세대의 빈곤율 격차

by @푸근 2016. 10. 11.

제가 블로그를 통해 이런저런 통계 자료를 소개하고 있지만, 이런 컨텐츠는 일반적으로 인기가 좋은 소재가 아닙니다. 하지만 레퍼러 로그로 확인해보면, 그중에서도 그나마 인기있는 글이 몇 개 있더군요. 그런 몇 안되는 글 중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의 자살과 노인빈곤에 대한 글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데, 그것의 핵심적인 원인은 빈곤한 노인계층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마찬가지입니다만,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자료가 나와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그래프 하나면 우리나라의 상황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OECD에서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보고서 중 "Society at a Glance"가 있습니다. 이것의 2016년 판이 얼마 전에 발간되었습니다. 최신의 사회통계가 수록되어 있는 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 항목 중 빈곤에 대한 부분입니다.

 

위 그래프는 세계 여러 나라들의 빈곤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두 개의 연령그룹으로 구분해서 보여줍니다. 막대그래프로 표시된 것은 청년세대(18세~25세)의 빈곤율이고,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65세 이상의 노인세대의 빈곤율을 의미합니다.

 

기본적으로 국가들이 청년층의 빈곤율 수치를 기준으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것만 보면 우리나라는 나쁘지 않은 상태에 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체코가 가장 낮은 빈곤율을 보이고 있고,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노르웨이가 오히려 가장 빈곤율이 높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노인빈곤을 보면 우리나라만 매우 이상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튀어도 너무 튀어서 시선이 안갈 수가 없습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압도적인 노인빈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청년세대와 노인세대의 격차 역시 단연 우리나라가 압도적입니다.

 

그럼 다른 나라들도 살펴봅시다. 일단, 청년 빈곤이 높게 나타나는 나라들은 노르웨이, 네덜란드, 그리스, 덴마크, 핀란드 등입니다. 전부 유럽 국가들입니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받은 타격을 여전히 회복하고 있지 못한 여파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것의 가장 큰 피해자는 청년층입니다. 유럽 지역의 높은 청년실업률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그런데 이 유럽 나라들의 노인들은 빈곤하지 않습니다. 노인빈곤율은 매우 낮은 편입니다. 왜 이럴까요? 이건 이 나라들이 복지국가들이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금을 받고 있는 계층입니다. 복지정책의 수혜를 제대로 받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니 저 나라들에서 세대갈등은 대단히 높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정반대입니다. 부실한 복지정책으로 인해 젊은 시절 열심히 일했지만 노인이 된 지금 국가가 해주는 것은 보잘 것 없는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이 유럽 국가들보다는 뒤떨어지지만 그것도 최근에야 만들어진 것입니다. 앞으로 노인이 될 계층은 그나마 괜찮지만 이미 노인이 된 세대는 젊어서 고생하고 늙어서도 대우받지 못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과격하게 말해서, 이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 해결되긴 합니다. 저 세대에 속하는 분들이 세상을 떠나면 적어도 세대 간 빈곤의 격차는 감소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로 올바르지도 않고 해결책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않음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국가의 불필요함을 역설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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