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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중간 숙련직의 몰락과 일자리의 양극화

by @푸근 2015. 2. 6.

취업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은 뭐 따로 말씀드릴 필요조차 없는 이야기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모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어떤 거대한 변환의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기계와 로봇 및 알고리즘에 의해 대체되어 수많은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런 거대한 변화의 과정으로 인해 생산력은 더 늘어났지만 일자리는 오히려 더 줄어들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의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지금의 일자리 부족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수 없다는 뜻이 됩니다. 정말로 무서운 상황입니다.

 

없어지고 줄어드는 일자리는 랜덤하게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잘 살펴보면 여기에는 어떤 규칙과 패턴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료를 하나 소개합니다.

 

출처 : http://www.ft.com/cms/s/0/6a8544ae-9d9e-11e4-8ea3-00144feabdc0.html

 

 

위 출처의 링크의 기사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면 구글에서 기사 제목을 직접 검색한 후 그것을 통해 들어가면 본문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제목은 "UK economy shows shift to low-skilled jobs, research finds"입니다.

 

위 그래프는 유럽의 여러 나라들의 일자리 변화를 조사한 결과입니다. 각 나라 별로 1996년~2008년 사이에 어떤 종류의 일자리가 증가했고, 어떤 종류의 일자리가 감소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자리는 총 세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고숙련이 필요한 직종, 중간정도 숙련이 필요한 직종, 숙련이 많이 필요없는 직종입니다. 간단히 예를 들면, 단순 아르바이트나 청소, 단순 보조 등의 업종은 높은 숙련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반면, 의사처럼 오랜 시간이 훈련이 필요하거나 아니면 연구직처럼 많은 지식이 필요한 직종은 고숙련 직종입니다.

 

유럽의 여러 나라가 그래프에 등장하지만 모든 나라를 관통하는 하나의 분명한 패턴이 있습니다. 바로 중간숙련직의 몰락입니다. 위 그래프의 모든 나라에서 중간숙련직이 크게 감소했고, 이탈리아와 포르투갈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고숙련직과 저숙련직은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이 현상의 의미를 생각해봅시다. 일단 고숙련 일자리가 증가했다는 점은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의 수요가 증가했다는 의미일 겁니다. 이것은 사회의 발전과정 상 당연한 것처럼 여겨집니다. 반면, 저숙련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것은 다소 의아하긴 합니다. 이런 일자리는 대체로 몸을 직접 움직여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 경제가 커지면서 택배직원이 증가하는 것이 한 예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기계나 자동화로 대체하기 참 어려운 스타일입니다.

 

반면, 일정한 규칙이 적용되고 약간은 반복적인 사무직같은 경우 기계와 자동화에 대체되기 손쉬운 곳입니다. 딱 중간수준의 숙련이 필요한 곳입니다. 은행업이 인터넷으로 옮겨가면서 은행원은 많이 필요없게 된 것을 떠올릴 수 있겠습니다.

 

이런 가설을 염두에 둔다면 위 그래프의 내용을 막연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기계와 자동화로 대체되기 어려운 직종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것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 가지로 획일화할 수 없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들입니다. 아이나 환자를 돌보는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참 어렵습니다. 사람의 수명은 정해져 있는 것이고 나이를 먹는 속도도 정해져 있습니다만, 사회의 변화가 사람의 한계를 넘어버렸다는 생각입니다. 처음 저 그래프는 봤을 때는 무서운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더 정말 무서운 그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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