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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미국 흑인의 높은 실업률의 원인은?

by @푸근 2017. 8. 5.

실업은 여기나 저기나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고용이 창출되어 그나마 실업률이 낮아졌다고 해도 새롭게 만들어진 고용의 질이 또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일본과 같은 예외도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많은 나라들이 일자리 만들기에 모든 자원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새롭게 고용이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그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돌아가진 않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인종의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부각됩니다. 대체로 흑인은 백인에 비해 항상 실업률이 더 높았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길래 이 격차가 해소되지 않을까 많은 경제학자들이 고민했습니다만, 결론적으로는 주어진 자료만으로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도 몇 가지 가설은 제시되어 있습니다.

 

 

 

4개의 그래프가 있습니다. 좌상단의 그래프는 1976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에서 백인남성과 흑인남성 사이의 실업률 격차를 퍼센트포인트로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퍼센트포인트는 말 그대로 퍼센트 숫자를 그냥 빼기만 한 것입니다. 이 그래프를 보면, 대체로 미국에서 흑인남성은 백인남성보다 실업률이 6-12% 포인트 더 높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설명하는 변수들을 보면, 교육수준, 나이, 결혼 상태 등의 변수들이 설명하는 비중이 무척 낮습니다. 실업률 격차의 대부분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직 정확히 모릅니다.

 

우상단 그래프는 동일한 방식으로 백인여성과 흑인여성 사이의 실업률 격차를 그린 것이고, 아래쪽 그래프는 각각 히스패닉과 백인 사이의 남녀 실업률 격차를 그린 것입니다. 흑인의 실업률 격차가 더 심각하고 그 이유도 아직 잘 설명할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엄밀한 학문적 의미에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지 이에 대한 몇 가지 가설은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 연구를 수행한 학자들은 세 가지 변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동일한 학력수준이라도 그것에 대한 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열악한 조건들로 인해 같은 대졸자라 하더라도 실제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만약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교육의 평균적인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두번째 가설은 감옥에 수감되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 흑인남성의 수감상태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당장 감옥에 있지 않다 하더라도 관련 법적 절차에 진행 중인 사람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커질 수 있고, 이런 상태의 사람은 취업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세번째 가설은 차별입니다. 말 그대로 취업시장에서 흑인을 차별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가설입니다. 이 문제도 분명 무시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이 세 가지 가설적 변수의 문제는 모두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이런 변수들은 하나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동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감옥에 수감된 경험과 차별은 함께 묶여 작동할 여지가 무척 큰 변수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직 잘 모르는 문제에 대해 섣불리 재단하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입니다. 일단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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