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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내 주변엔 게이, 레즈비언이 없다?

by @푸근 2014. 8. 18.

얼마전까지 미국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가 가장 큰 사회적 이슈였습니다. 그리고 대세는 결정되었죠. 동성결혼은 합법화의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회는 아직 이런 여론이 쉽게 만들어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합법화는커녕 말도 제대로 꺼내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사람들의 인식을 조사한 자료가 있어 소개해봅니다.

 

출처 : http://www.newskorea.info/news/articleView.html?idxno=39891

 

위 링크를 가면 두 개의 조사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첫번째 것이 "동성커플의 권리에 대한 귀하의 의견"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여러 나라에서 조사한 것입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우리나라는 낮은 찬성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성결혼의 합법화에 찬성하는 사람이 24%밖에 안됩니다.

 

사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게 아니라 다음 그래프입니다. 바로 이거죠.

 

 

자기 주변에 게이, 레즈비언,트랜스젠더가 있느냐라는 질문에 우리나라는 4%의 사람만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너무나 압도적으로 낮은 수치입니다. 사실 비-이성애자의 비율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금은 적을지는 몰라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만, 4%는 너무나 낮은 값입니다.

 

이 말의 의미는 내 주변에 저런 사람은 없다는 겁니다. 그럼 진짜 그럴까요?

 

 

다른 주제를 꺼내봅시다. 예전에 학교폭력이 큰 사회문제가 되자, 교육부를 각 학교에 학교폭력의 실태조사를 보고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학교들이 우리 학교에는 단 한건의 학교폭력도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혈기왕성한 청소년들 수백명이 모인 공간에서 크건 작건 간에 폭력사건이 단 한건도 없다면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들이 다니던 학교를 한번 떠올려 보시면 그게 얼마나 비현실적인 말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오히려 정직하게 보고한 학교들만 나쁜 사람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학교폭력이 단 한건도 없다고 보고한 학교는 교장이 나쁜 사람이라서 그렇게 했을까요? 모두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그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을 것이고, 그런 선택을 하도록 만든 사회적 조건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마찬가지로 왜 내 주변에는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가 없는지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침묵하는 선택을 했고, 그것이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63%의 사람이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스페인에 우리나라보다 15배나 더 많은 비-이성애자들이 살고 있을리는 없을 겁니다. 오히려 이런 문제에 대해 15배 이상의 차별에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이 더 나은 판단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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