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계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법인세율

by @푸근 2018. 1. 19.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회만 되면 떠드는 전형적인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강성노조, 반기업정서, 규제가 발목 잡는다, 정부 간섭이 심하다 등등 말 그대로 그냥 떠드는 이야기죠. 잘 나갈 때는 정부의 간섭을 비난하지만 회사가 어려워지면 바로 정부가 도와주지 않는다고 징징댑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이런 이야기의 레퍼토리 중에서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세금입니다. 우리나라 법인세가 너무 높다는 주장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법인세는 그다지 높은 편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언제나 징징댈 뿐입니다. 사실 그들은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고 실제 사실을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레퍼토리는 언제나 똑같습니다. 인간의 탐욕은 참으로 일관적이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의 법인세에 대한 놀라운 자료가 하나 있어 소개합니다.

 

 

 

2012년 기준, 주요 나라들의 법인세를 비교한 자료입니다. 파란색 점은 법률에 명시된 법인세율이고, 빨간색 동그라미는 이런저런 혜택이나 면제를 다 제외하고 실제로 납부하는 법인세율입니다.

 

가장 아래에 있는 우리나라를 보면 정말로 놀랍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법에 명시된 명목세율만 보면 우리나라는 다른 주요 선진국들과 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낮은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납부하는 세금은 엄청나게 낮습니다. 미국의 1/4 정도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 자료는 서울대학교 이준구 교수님이 소개해서 저도 처음 봤습니다. 그리고는 엄청 놀랐습니다. 우리나라 실제 법인세가 높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 낮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기업에게 이런 저런 이유로 세금 혜택을 많이 주지만 저건 너무 심할 정도입니다. 세금뿐만이 아니지요. 전기 사용료도 저렴합니다.

 

우리나라는 사실 기업하기 대단히 좋은 나라입니다. 위 그림처럼 세금도 낮고, 경제사범에 대한 처벌도 대단히 낮을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사면도 해줍니다. 게다가 교육수준도 높아서 고급인력을 더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높은 교육수준은 기업이 도와준 것이 아니라 국가의 정책과 개인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게다가 한국인은 근면한 편에 속합니다. 또한 치안도 좋아서 범죄도 적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은 기업하기 좋은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입만 열면 똑같은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입니다.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는 말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과도한 혜택을 먼저 줄여야 합니다. 법에 명시된 세율대로만 법인세를 걷어도 법인세를 올린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부동산 보유세나 법인세에 대해 올린다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신 미국과 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표현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세율의 현실을 더 잘 이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