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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청소년의 임신과 낙태를 예방하는 방법

by @푸근 2014. 10. 18.

청소년들의 임신과 출산 및 낙태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문제입니다. 청소년들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뭐든지 못하게 막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은 지난 경험으로도 충분합니다. 뭐 윗분들은 그래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만.

 

어떤 이유로든, 어떤 상황이든 간에 청소년들의 성관계로 인한 임신의 문제는 여학생만 감당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임신한 여학생은 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합니다. 도대체 그게 학교까지 그만두어야 할 이유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우리나라 현실이 그렇습니다.

 

청소년의 임신에 대한 인식으로 우리나라보다는 미국이 조금 더 관대할 것같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그것을 환영하는 곳은 없습니다. 다들 문제로 인식하고 고치려고 노력한다는 점은 똑같습니다. 진짜 고민해야 할 문제는 그 방법입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청소년들에게 피임할 수 있는 의료적 방법을 무료로 제공했더니 큰 성과를 거두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출처 : http://www.vox.com/2014/10/2/6891337/st-louis-gave-teens-free-birth-control-and-they-now-have-very-low

 

 

위 그림은 세인트루이스에서 9,000명 이상의 청소년 집단에게 피임법을 무료로 제공했더니 그 집단은 미국 청소년 전체의 임신율보다 훨씬 더 낮은 값을 보였다는 결과입니다. 특히 18~19세 집단은 1,000명 당 임신한 학생의 수가 절반 이상 감소했습니다. 당연히 출산율과 낙태율 모두 극적으로 감소했습니다. 이 정도면 정말 놀라운 성과입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한 피임방법은 단순 피임약뿐만 아니라, IUD(intra-uterine device)와 LARC(long-acting, reversible contraceptive)까지 모두 포함합니다. 이런 것들은 의사들이 직접 몸에 시술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받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이런 시술을 원하는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시술해 주었더니 위와 같은 효과를 얻었다는 겁니다.

 

 

비용의 측면에서 투자한 만큼 효과를 얻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만약 원치않는 임신으로 출산까지 이어졌다면 그 아이를 양육하는 비용과 출산한 청소년이 향후 감수해야 할 기회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이건 계산할 필요도 없이 엄청난 경제적 효과입니다.

 

이런 정책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반대는 비용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옵니다. 이런 정책은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성관계를 조장하고, 아이들의 성관계 비용까지 세금으로 내는 셈이라고 바로 강하게 비난할 겁니다. 그리고 이런 비난은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만화와 게임까지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허다한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엄청날 것임은 당연할 겁니다.

 

자기 눈에만 안 보이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때 우리나라는 영아수출 1위 국가였습니다. 외국으로 입양되어 가는 그 아이는 누가 낳은 것일까요? 그렇게 증거를 없애고 눈에 안띠게 하면 문제가 해결된 것이라고 믿은 사람들은 이런 정책을 절대 지지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런 정책을 시작하려면 일단 현실이 이러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이런 사람들은 그것조차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타조처럼 모래 속에 얼굴만 숨기면 위험은 사라지나 봅니다. 참 편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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