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일치된 의견

여전히 미국이 세계 최고의 강대국임은 분명합니다. 경제력뿐만 아니라 군사력, 학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유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 엄청난 위상을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가 딱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미국의 의료 시스템입니다.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 사람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인들의 판단도 이와 일치합니다.

 

출처 : https://www.pewresearch.org/global/2021/11/01/what-people-around-the-world-like-and-dislike-about-american-society-and-politics/

 

 

미국인들에게 물어본 결과입니다. 미국의 여러 분야들이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평균 이상인지, 평균 이하인지, 아니면 최악인지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결과입니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분야는 역시 기술적 성과입니다. 72%가 현재 미국의 기술적 수준은 최고이거나 다른 선진국들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71%, 군사력은 69%, 대학은 59%가 최고 혹은 평균 이상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맨 밑에 있는 의료보건 시스템에 대해서는 무려 66%가 최악이라고 답했습니다. 평균 이하 정도가 아니라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최악이라고 답한 것입니다. 미국인들도 자신들의 의료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럼 다른 나라 사람들은 미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위 그래프는 미국의 기술, 엔터테인먼트, 군사, 대학, 삶의 수준, 의료시스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물어본 결과입니다. 중간에 있는 우리나라를 먼저 살펴봅시다. 한국의 응답자들은 78%가 미국의 기술적 수준이 세계 최고 혹은 다른 선진국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미국의 의료시스템은 그 비율이 22%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의료 시스템을 우수하다고 평가한 사람이 고작 22%뿐이라는 의미입니다.

 

빨간색 동그라미가 표시된 수치가 가장 낮은 분야를 의미합니다. 조사된 모든 나라에서 미국의 의료 시스템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가 가장 적었습니다. 모든 나라에서 평가가 좋지 않지만 그나마 좋게 평가한 나라는 타이완 48%, 그리스 38%, 일본 34% 정도입니다.

 

요컨대, 적어도 미국의 의료 시스템에 대해서 만큼은 전세계적인 의견 일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라는 점 역시 대체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의료기술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일 것입니다. 실제로도 그러합니다. 다만 그 훌륭한 기술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이 미국의 문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기술과 의료에 대한 미국 안팎의 일치된 시각은 참 역설적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