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한 나라의 전반적인 사항을 관리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영토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정부가 신경쓸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 정부가 개입해서 일을 해야 할까요? 그 경계를 명확하게 긋는 일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 경계는 나라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대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청년들은 정부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고 합니다.
위 그래프는 2020년 기준 18-29세 청년들 중에서 "경제적, 사회적 웰빙을 위해 정부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을 주요 국가 별로 나열한 그림입니다.
우선, OECD 국가 전체 평균은 65%입니다. 과반 이상의 청년들이 정부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가장 높은 수치는 칠레로 무려 93%가 동의했습니다. 다음으로 멕시코 90%입니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나라들을 보면 대략 40%대 정도에 덴마크, 노르웨이, 스위스, 네덜란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66%로 OECD 전체 평균과 유사한 수치입니다.
이 통계치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전반적인 사회복지의 수준이 높은 유럽 국가들이 하위권에 있고, 사회적 안전망이 상대적으로 낮은 나라들이 오히려 상위권에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이 수치를 상대적인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수한 복지정책이 확립된 나라에서는 오히려 시장의 역동성을 기대하게 되고, 그 반대인 곳에서는 정부의 보호를 필요로 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이 수치는 일종의 방향성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두번째, 가장 높은 수치가 90%를 넘지만 가장 낮은 수치는 10%가 아닌 40%라는 점입니다. 이는 전반적으로 정부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느끼는 강도가 그 반대보다 훨씬 더 강력함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이 시대 전세계 청년들은 시장의 경쟁보다는 사회적 안정망의 확충이 더 절실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더 높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세번째로 정부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의 의미는 이것으로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큰 정부, 작은 정부라는 말을 흔히 하지만 그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더 많은 세금과 비용을 의미하는지, 더 많은 공공 인력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정부가 관장해야 할 업무 영역의 축소를 의미하는지 모호합니다. 또한, 이것은 각 나라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혹은 그 나라 국민들이 선호하는 가치지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도 합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심지어 미국조차도 무려 59%라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시장에서의 경쟁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나라에서조차 청년들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전세계 청년들에게 지금의 사회경제적 체제가 대단히 가혹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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