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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크레마 카르타로 선택

by @푸근 2015. 12. 25.

얼마 전 리디북스에서 페이퍼라는 전자잉크 리더기를 출시했습니다.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매진되서 한참을 기다려야 살 수 있는 귀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약간 먼저 출시된 크레마 카르타라는 제품도 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 두 가지 제품 사이에서 선택의 어려움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이 두 제품에 대한 정보 및 비교는 많은 곳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디스플레이가 같은 제품이기 때문에 주변 스펙만 가지고 선택해야 합니다. 하지만 리디북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페이퍼의 인기가 더 높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문제는 리디북스 페이퍼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실한 마감과 불량품으로 고생했습니다. 불량화소, 상판 들뜸 등이 특히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제가 구입을 주저하게 된 가장 중요한 문제인 배터리까지. 아무튼 이번 리디북스 페이퍼는 그동안 리디북스가 힘들게 쌓아올린 신뢰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지금 전자책을 읽는 사람들, 그것도 전용 리더기까지 구입해서 전자책을 보는 사람들은 얼리 어댑터에 해당합니다. 종이책 읽는 사람도 적은데, 게다가 전자책까지, 그것도 전용 리더기까지 관심이 있는 사람은 매니아 층에 해당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저렴하다고 무조건 만족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부실한 마감은 큰 실수입니다. 가격이 더 높아지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충분히 만족스럽게 출시했어야 합니다.

 

덕분에 저처럼 리디북스말고 다른 곳으로 처음 눈을 돌린 사람들이 제법 있습니다. "리디북스말고 다른 곳도 그렇게 나쁘진 않네"라는 인상을 받을 그런 경험을 얻게 되었습니다. 크레마 카르타와 달리 리디북스 페이퍼가 열린 서재를 지원하지 않는 전용제품이라는 것은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닙니다. 전자책만 편리하게 잘 읽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그 편리한 독서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리디북스 페이퍼의 가장 큰 장점은 페이지 이동 버튼입니다. 이것은 엄청 편리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제외한 다른 모든 점이 문제이거나 경쟁제품보다 더 나은 것이 없습니다. 이런 연유로 저는 크레마 카르타를 선택했지만 리디북스가 다음 제품으로 괜찮은 것을 출시한다면 다시 갈아탈 생각도 있습니다.

 

아무튼 사진이나 보면서 계속 이야기해 봅시다.

 

 

포장상태입니다. 크레마 카르타와 커버를 함께 주문했습니다. 늘 이용하던 알라딘에서 샀는데 포장상태는 매우 좋습니다.

 

 

 

크레마 카르타 제품 박스입니다. 비닐로 밀봉되어 있습니다. 박스 표지는 어린왕자입니다.

 

 

 

박스 옆면에 핵심 스펙이 아이콘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보자면, 백라이트, 터치스크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와이파이 지원, 전자잉크 디스플레이, 고해상도.

 

 

 

박스 뒷면에 더 상세한 스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4.0.4이고, 램은 512MB, 내부 저장공간은 8GB, 화면 크기는 6인치, 해상도는 1448x1072, 와이파이는 AC모드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USB는 2.0입니다. 핵심은 6인치 고해상도 전자잉크 디스플레이입니다. 이것은 리디북스 페이퍼와 크레마 카르타 똑같습니다.

 

 

 

박스를 열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유사한 포장방식입니다. 앞면에는 Crema라고 적힌 비닐이 붙어 있습니다.

 

 

 

구성품입니다. 본체, 케이블, 설명서. 이게 전부입니다.

 

 

 

설명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만 찍어둡니다.

 

 

 

제품 밑면입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습니다만, 왼쪽부터 전원버튼, 충전단자, 외장 메모리 삽입구가 있습니다. 외장 메모리는 32GB까지 지원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전원을 켰습니다. 기본적으로 매뉴얼이 파일로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PDF형식입니다. 이것을 보니, PDF파일도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로 제법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레마 카르타는 여러 서점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그래서 각 서점의 전자책 계정을 등록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처음 켜 본 상태에서 펌웨어는 1.1.10버전이었습니다. 인터넷이 연결되면 아마 업그레이드 할 것입니다.

 

 

 

잔상제거 설정입니다. 저는 5페이지로 했습니다. 5페이지마다 화면 전체를 클리어링해주는 것입니다.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화면 바뀔 때마다 껌뻑거리는 것에 크게 당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써보면 금방 적응됩니다.

 

 

 

와이파이를 연결하니 바로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됩니다. 1.2.61버전입니다.

 

 

 

용량이 118MB입니다. 뭐 잘 되고 있습니다.

 

 

 

크레마 카르타를 업그레이드하는 동안 함께 주문한 커버를 꺼내 봅니다. 4가지 색상이 있고, 저는 회색을 주문하고 싶었지만 품절이었기에 파란색으로 선택했습니다. 이것도 나쁘진 않더군요.

 

 

 

뒷면에 두 가지 핵심 기능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커버를 열면 자동으로 화면이 켜지는 기능과 기울여 세워 둘 수 있는 스탠드 기능입니다. 하지만 보통 세로로 사용하는 제품을 가로로 세워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커버에 함께 포함된 보호필름입니다. 두 가지가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가 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것을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봉인.

 

 

 

커버 본체입니다. 어두운 파란색인데 사진은 채도가 좀 높게 나왔습니다.

 

 

 

다운로드가 다 끝나고 재부팅하면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임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커버와 본체 결합.

 

 

 

이게 스탠딩 기능입니다. 세로로 세울 수 있게 해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제법 오래 걸리는군요.

 

 

 

드디어 끝났습니다. 여러 기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열린 서재가 눈에 들어옵니다.

 

 

 

전자사전 기능도 있습니다. 사전을 미리 다운로드받아 기기에 저장하고 사용합니다.

 

 

 

열린 서재를 설치해 봅시다. 어차피 제 주력 전자책 서점을 리디북스이기 때문에 꼭 해야 합니다. 리디북스 열린 서재를 리디북스 홈페이지에서 전자잉크 용 앱을 다운받아 외장 메모리에 저장해서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왕 하는 거 구글 플레이 북 앱도 함께 다운받아 봤습니다.

 

 

 

리디북스 열린 서재 설치 중......

 

 

 

모두 설치했습니다. 리디북스 아이콘이 보입니다. 저걸 클릭해서 실행한 후 로그인하면 리디북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 옆에 구글 플레이 북도 설치했습니다만, 저것은 작동하지 않습니다. 설치는 되는데 실행하려고 하니 구글 플레이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메세지가 나오면서 실행이 중단됩니다. 구글 플레이 서비스를 설치하려면 아마도 루팅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구글 플레이 북 앱을 바로 지워버렸습니다.

 

 

 

리디북스 로그인.

 

 

 

모든 설정이 다 끝난 후 기기정보 화면입니다. 그런데 외부 저장소 용량이 좀 신기하죠. 원래 기기 스펙에 따르면 외부 저장소는 32GB까지 지원한다고 했습니다만 저는 64GB짜리 메모리를 끼웠고 잘 인식되고 있습니다. 일부러 저럴 것은 아니었고, 단지 집에 남는 64GB 메모리가 있는데 그것을 놔두고 또 32GB짜리를 따로 사야한다는 게 뭔가 좀 이상해서 일단 되는지 한번 테스트해본 겁니다. 결과만 말씀드리면 FAT32로 포맷하니 되더군요. 하지만 제조사 스펙은 32GB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전부 자기 책임입니다.

 

 

 

커버까지 닫은 모습입니다. 당연히 자석방식입니다. 이렇게 보니 모양새도 제법 그럴싸 합니다.

 

 

 

밑면입니다. 두께가 많이 두꺼워집니다. 그래도 그렇게 무겁진 않기 때문에 휴대하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불편한 점을 몇 가지 써 봅시다. 확실히 물리버튼이 있었으면 참 좋았을 것입니다. 터치스크린이 잘 작동하기는 합니다만 일반적인 안드로이드 태블릿만큼 터치스크린이 좋지는 않습니다. 특히 형광펜 칠하려고 하면 아주 불편합니다. 터치반응이 원하는 지점과 미묘하게 어긋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 기기의 단점이라고 볼 수 없겠지만 한글폰트는 딱 이거다 싶은 것이 아직 없습니다. 기존 폰트들이 나쁘진 않은데 다들 조금씩 뭔가 아쉽다는 느낌입니다. 전자잉크 디스플레이에서 폰트는 일반적인 태블릿에서 보이는 폰트와 또 다릅니다. 최적화된 한글폰트가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취향도 중요하니 그냥 그려려니 합니다.

 

마지막으로 루팅없이 구글 플레이북을 설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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