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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일자리 개수가 전부는 아닙니다.

by @푸근 2015. 5. 10.

실업은 전세계 많은 나라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자리의 상승은 곧 정치인의 업적으로 인정되니 너도나도 일자리를 많이 늘렸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면 당연히 좋은 것으로 여겨집니다만, 언제나 그럴까요? 상황에 따라서는 일자리의 개수보다 늘어난 일자리가 어떤 일자리인가도 매우 중요합니다. 다음의 상황을 검토해 봅시다.

 

출처 : https://twitter.com/NickTimiraos/status/596435680101797890

 

 

위 그래프는 미국, 영국, 일본, 유럽국가들 이렇게 4개 지역의 경제지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모두 세 개의 그래프가 있습니다. 왼쪽은 늘어난 일자리의 개수, 가운데는 직원 1인당 생산성 증가, 오른쪽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GDP 증가입니다.

 

위 3개의 그래프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과 영국입니다. 왼쪽 일자리 개수를 봅시다. 2007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영국의 일자리 증가는 대단히 고무적입니다. 다른 나라들이 2014년이 되어서야 2007년 수준을 회복했는데 영국을 그 정도를 훨씬 더 앞질러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 정도면 대단한 수준입니다.

 

 

그럼 이번엔 오른쪽 GDP를 봅시다. 영국은 일자리가 늘었으니 실업자가 줄었을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생산에 참여했으면 GDP가 상승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GDP의 상승이 미국에 미치지 못합니다. 미국의 일자리 증가는 영국에 비해 크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GDP의 증가는 미국이 영국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도대체 이 차이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가운데 그래프가 그것을 설명할 수 있을 겁니다. 영국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07년 이후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2014년에야 2007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2007년 위기 이후에도 크게 생산성이 높아졌습니다. 일자리 개수는 줄었을지라도 남은 일자리의 생산성은 계속 높아졌던 것입니다. 그 결과 GDP 상승에서 미국이 영국을 앞지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영국은 더 많은 일자리는 만들었음에도 낮은 생산성 때문에 결국 GDP는 크게 늘어나지 못한 상황입니다. 왜 영국의 생산성이 높아지지 못했는지는 위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만, 아마도 고임금의 좋은 일자리들이 없어지고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저임금의 일자리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일자리 개수를 늘리는 것만큼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극히 당연한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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