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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았던 스마트와치 페블의 어두운 미래

by @푸근 2016. 12. 8.

저는 페블이라는 스마트와치를 씁니다. 정말히 말하면 페블 타임이라는 제품입니다. 그렇게 비싸지 않은 가격에 매우 실용적으로 설계된 스마트와치입니다. 실용적이라 함은 디자인이 우수한 제품은 아니라는 겁니다. 딱 필요한 기능들이 들어 있고, 화려함보다는 긴 배터리 타임을 추구하는 시계입니다.

 

딱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제품입니다. 그래서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지 않는 저도 밖에 나갈 때는 이 페블 타임을 꼭 차고 나가는 편입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는 새 제품 출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저도 출시되면 하나 구입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그런데 이런 페블이 핏빗에 인수될 것인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러면 신제품이고 뭐고 다들 기약할 수가 없게 됩니다. 게다가 그 가격도 제 예상과 한참 빗나갔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이름 좀 있는 회사들이 인수되는 가격들은 다들 억! 소리가 나곤 합니다만, 이번 페블에 대한 소문은 수천 만 달러도 될까말까한 저 바닥에서는 매우 낮은 금액이었습니다.

 

약간 당황스러웠습니다. 페블이 그렇게 낮게 평가된 기업이었던가? 하고 말이죠. 그런데 이 그래프를 보니 한방에 이해가 되었습니다.

 

 

 

핏빗과 페블의 제품 출하량을 표시한 그래프입니다. 옅은 하늘색이 2015년 3분기, 진한 파란색이 2016년 3분기를 나타냅니다.

 

수치를 읽어볼 필요도 없이 페블의 매출이 얼마나 초라한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래프에 표시된 숫자는 금액이 아니라 기기의 대수이긴 합니다. 핏빗은 분기당 출하되는 제품이 5백 만 대 정도인 반면, 페블은 10만 대 단위입니다. 비교조차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페블은 오히려 출하량이 감소했습니다. 이러면 누가봐도 미래가 없는거죠.

 

핏빗이 페블을 인수한다면 지적재산만 가져간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더 안타까워집니다. 아무튼 이번 인수가 잘 되든 안되든 간에, 페블은 성공한 기업이라고 보기 어려울 겁니다. 오히려 이번에 잘 인수되어 페블OS가 핏빗을 통해 유지되는 것이 서로에게 더 나을 수 있을 겁니다.

 

그나저나 제가 좋아하는 것들은 왜 하나같이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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