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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미국의 저학력 백인 노동자들과 도널드 트럼프

by @푸근 2016. 7. 3.

미국 대선은 힐러리 클린터과 도널드 트럼프의 맞대결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힐러리와 달리 트럼프는 여전히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런저런 말들이 많습니다. 트럼프가 공식적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를 인정하지 않는 공화당원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종주의와 혐오문제도 심각한 사안이지만 천박하기 이를데 없는 그의 언행 역시 같은 당원들조차도 등을 돌리게 만들기 충분합니다.

 

그럼 도대체 누가 도널트 트럼프를 지지해서 여기까지 왔는지 궁금해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난하고 저학력의 남성 백인 노동자들을 트럼프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간단한 자료 하나를 소개합니다.

 

 

 

글씨가 작으니 클릭해서 크게 보시기 바랍니다. 위 그래프는 트럼프가 내세우는 몇 가지 주장에 대해 동의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를 조사하여 %로 표시한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질문을 누구에게 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제가 위에 빨간색 선을 그었습니다.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은 민주당원에게 한 것입니다. 게다가 대학졸업장도 없는 백인들에게만 말입니다. 민주당원임에도 불구하고 저학력 백인 노동자들이 트럼프의 주장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트럼프의 핵심 지지세력이 누군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위 그림에 나와 있는 질문는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 총기소지는 통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권리이다. (45%)
  • 미국은 경제적 이슈에 대해 중국에 더 세게 나가야 한다. (40%)
  • 자유무역은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이 더 많다. (39%)
  • 전미총기협회의 관점을 좋게 생각한다. (38%)
  • 이민자들은 사회에 부담이 된다. (38%)
  • 새로 들어온 사람들은 전통적 가치를 위협한다. (35%)
  • 오바마케어에 동의하지 않는다. (33%)
  • 이슬람은 폭력을 부추긴다. (27%)
  • 낙태는 대부분의 경우 불법이다. (26%)
  • 엄격한 환경규제는 많은 일자리를 앗아간다. (21%)
  • 동성애는 억제되어야 한다. (20%)
  • 사회보장 비용을 삭감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20%)

 

비교적 동의가 높은 편인 위의 몇 가지만 보더라도, 트럼프의 자극적인 주장이 제법 큰 호소력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편 정당인 민주당원들조차도 40%이상 동의한다면 일부 공화당원들은 엄청난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깊이 생각하면 저 주장들이 장기적으로 사회전체의 이익을 증진하는데 그다지 큰 기여를 할 수 없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저들의 학력수준이 낮아서 그렇다고 비난하는 것은 좋은 태도가 아닙니다. 사실 저 중 일부는 논리적으로 트럼프 주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왜 저들이 감정적으로 휩쓸려 저런 선동에 가까운 주장에 지지를 보내는지 그 배경과 그들의 경험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듯이, 더 밀릴 곳이 없는 사람도 무슨 일을 할지 모릅니다. 왜 저렇게 되었는지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려고 들지 않고, 그저 그들의 선택을 감정적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그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확신만 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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