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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명곡인 이유: 자우림 "스물다섯, 스물하나"

by @푸근 2020. 6. 19.

세상 모든 노래가 어느 누군가에는 명곡으로 여겨질 겁니다. 다만 그 누군가가 너무 적어서 알려지기 어려울 뿐입니다. 그 반대에는 많은 사람이 명곡이라고 생각하는 유명한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널리 알려진 보편적인 명곡이지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의 수가 많을수록 그 노래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겁니다.

 

여기에 덧붙여, 어떤 노래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노래이면서도 그 많은 사람들이 여러 세대를 포괄하는 그런 노래도 있습니다. 시간에 대해서도 보편적인 명곡인 셈이지요. 이런 노래들은 폭발적인 사랑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그 노래를 듣고 여러 추억들을 떠올리게 해줍니다. 그래서 더욱 잊혀지지 않는 수명이 긴 명곡이 됩니다.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라는 노래도 아마 그런 음악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발표된 지 아직 10년이 되지도 않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기억될 그런 노래일 것이 저는 확신합니다. 이 노래는 저에게만 좋은 노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뮤직 비디오입니다. 고단한 현실에 마주한 청년의 처지와 외로움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런 감정은 저 나이 무렵에 누구나 거쳐가는 삶의 과정입니다. 그러니 이 노래가 말하는 내용은 보편적입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 가사는 용기를 불어 넣어주거나 너만 힘든 거 아니라고 반문하지 않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나의 상황과 감정을 그대로 담담하게 전달해 줄 뿐입니다. 듣는 이들이 자신의 처지와 감정을 자연스럽게 이 노래와 일치시킬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줍니다. 이 노래가 해주는 역할은 딱 거기까지입니다. 사실 그래서 이 노래가 명곡인 것입니다.

 

 

라이브 영상입니다. 자우림의 김윤아는 탁월한 음악인입니다. 라이브 무대의 현장감이 노래의 적막감을 더 깊이 전달해 주는 듯 합니다. 그리고 이 영상에는 인상적인 댓글이 하나 달려 있습니다.

 

 

이 댓글이 말하는 바가 바로 제가 위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습니다. 실제로 "스물다섯, 스물하나" 노래에 달린 댓글을 보면 노래 이야기보다는 자신의 지난 이야기와 경험에 대해 말씀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이 노래가 듣는 이를 그 사람의 추억 속으로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삶의 자취 안으로 들어온 노래는 자신의 삶의 한 부분이 되고, 그래서 이제는 잊혀질 수 없는 노래가 됩니다.

 

고단하고 외로울 때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노래 하나가 의지가 될 수도 있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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