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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윤종신 (1996) 아침, 일년, 오늘

by @푸근 2016. 6. 15.

세대 차이가 중요한 이슈이다보니 유머에서도 소위 아재개그라는 것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나이를 가늠할 수 있는 몇 가지 유쾌한 잣대를 들이미는 아재테스트라는 것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살아온 경험의 내용이 다른데 생각의 내용이 같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다른 것이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런데 동일한 대상에 대해 새대 별로 갖는 느낌이 크게 다를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연예인들에 대해서는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윤종신이라는 가수도 그중 하나입니다.

 

요즘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은 아마도 윤종신을 개그맨으로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음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사람이 과거 음악과 깊은 관련이 있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 윤종신의 음악은 지금과는 크게 다른 매우 독특한 측면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이별 후 찌질한 남자"의 모습을 표현하는데 탁월했다는 점입니다. 좋게 말하면 탁월한 것이고, 약간 거칠게 말하면 집착한 것이죠.

 

"너의 결혼식"이라는 노래 제목이 강렬하게 전해주듯이, 사귀던 연인과 헤어진 후 그녀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대단히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미련을 버리고 못하고 있는 찌질한 남자의 심성을 정말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 측면에서는 이 시기의 윤종신을 따라올 사람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의 윤종신은 과거의 윤종신이 아닙니다. 그래서 더 대단한 뮤지션이기도 하죠.

 

아무튼, 이런 윤종신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스타일의 음악의 절정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그건 바로 5집 앨범입니다. 이 앨범 처음부터 끝까지입니다. 어리석다는 의미의 "우"라는 제목이 붙은 이 앨범은 "환생"이라는 큰 히트곡이 실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앨범은 여자친구를 만나 즐겁게 연애하다가 헤어지고,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 연결되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앨범의 노래순서가 이야기 진행 순서와 같습니다. 이중 "환생"은 즐겁게 데이트하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앨범에서 이별에 대한 노래는 3곡이 연달아 나옵니다. 바로 "아침", "일년", "오늘" 이렇게 세 곡입니다. 이야기 순서대로 이 세 곡이 연결됩니다. 헤어지고 난 다음날 "아침", 그리고 헤어진지 "일년"이 지난 후, 마지막으로 헤어질 때 만났던 곳에서 언제 한번 보자고 약속했던 바로 그 "오늘", 이렇게 순서입니다. 이 노래들은 꼭 이렇게 순서대로 세 곡을 모두 들어야 합니다.

 

이 세 곡을 지금부터 순서대로 들어보세요. 그리고 이 앨범 전체도 한번 꼭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과거의 윤종신의 음악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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