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물건

남는 스팀덱 SSD, 외장 메모리로 재활용

by @푸근 2023. 8. 22.

스팀덱의 SSD를 2TB 고용량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덕분에 제 스팀덱은 광활한 용량을 갖게 되었지만 원래 장착되어 있었던 SSD가 남게 되었습니다. 64GB라는 크기는 참 애매한 용량입니다. 어디 다른 곳에 장착하려니 마땅치않고 그렇다고 방치하자니 괜히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형적인 계륵입니다.

 

어떤 분들은 스팀덱에 문제가 생겨 AS를 받을 때 대비하여 보관한다고 하시는데, 저는 그런 일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미 장착한 SSD를 다시 떼서 원래 것으로 바꿔서 달고 AS 보낸다는 일 자체가 무척이나 귀찮기도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무척 작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이것을 외장 메모리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64GB 용량 정도면 일반적인 USB 메모리라고 생각하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SSD를 장착할 수 있는 외장 케이스를 찾아서 구매했습니다. 역시나 중국에는 이런 걸 저렴하게 판매하더군요. 대략 2주일 정도 걸려서 받았습니다.

 

박스입니다. 이 사진만 보면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무척 작은 상자입니다. 2230 크기의 SSD가 딱맞게 들어가는 케이스이니 매우 작은 크기입니다. 전체가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런 류의 제품들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왜냐하면 SSD는 작동 중에 열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식혀줘야 합니다. 그래서 케이스 전체를 일종의 방열판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모델명이 적혀 있긴 합니다만, 중요한 정보는 아닙니다.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거의 대부분 2280 크기의 SSD에 맞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휴대가 어려운 크기라고 하긴 어렵지만 2230 SSD를 2280 사이즈의 케이스에 장착하여 작은 크기의 이점을 날려버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다파는 중국 쇼핑몰에서 직구하였습니다.

 

구성품입니다. 본체, 케이블 2개, 설명서, 방열패드, 작은 드라이버와 스페이서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USB 케이블을 타입 A와 타입 C 모두 줍니다.

 

설명서입니다. 설명서의 그림은 2280 사이즈의 케이스에 장착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방식은 모두 동일하니 하나의 설명서를 여러 제품에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사 풀어서 뚜껑 열고, SSD 꽂고, 방열패드 붙이고, 다시 뚜껑 닫으면 끝입니다. 방법은 매우 쉽습니다.

 

본체입니다. SSD를 내부에 장착하고 컴퓨터와 연결하면 LED가 들어옵니다.

 

뒷면입니다. 저기 나사를 열어서 SSD를 장착합니다. 전체가 알루미늄이고 홈이 파여져 있습니다. 열 배출을 더 원활하기 위한 방편입니다.

 

연결은 USB 타입 C방식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방식입니다.

 

나사를 풀어 뚜껑을 열었습니다. 저기에 SSD를 장착하면 끝입니다.

 

스팀덱 원래의 SSD를 꽂고 스페이서를 첨부된 추가하여 높이를 맞춥니다. 케이스 외부에 있는 나사 하나로 SSD까지 함께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스페이서를 끼워줍니다.

 

방열패드를 먼저 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나사를 잘 조여주면 됩니다. 나사 하나도 전부 해결하는 방식이니 편리하기도 하고 내부 SSD를 고정하는 나사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PC와 연결해서 디스크 정보를 확인했습니다. 스팀덱에 원래 달려 있던 SSD는 총 8개의 파티션을 갖고 있습니다. 이걸 모두 날려주고 기본 볼륨을 잡아두면 됩니다. 윈도우에 있는 "디스크 관리" 기능을 써도 됩니다만, 터미널에서 diskpart 명령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편리할 수도 있습니다. diskpart 명령어가 훨씬 더 강력하기 때문에 이걸 쓰는 걸 더 권장합니다.

 

exFAT으로 포맷한 결과입니다.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은 57.5GB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가 이걸 윈도우 이외의 운영체제에서 사용할 일이 아무래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다시 NTFS로 바꿨습니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 테스트 결과입니다. 이 결과를 보면 빠르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원래 속도가 나오지 않는 이유로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외장 SSD 케이스에 내장된 컨트롤러가 안좋을 수도 있고, 제가 연결한 USB 허브가 신통치 않을 수도 있고, 메인보드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저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 정도 속도만 나와줘도 제가 쓰는 환경에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냥 평범한 USB 메모리라고 취급하면 됩니다.

 

대용량 파일을 연속으로 복사하는 작업을 해봤습니다. 속도는 그렇다고 해도 발열이 생각보다 심합니다. 손으로 잡으면 뜨겁습니다. 화상을 입을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이래도 괜찮나 싶은 느낌은 듭니다. SSD 자체의 발열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이긴 합니다만, 방열패드와 케이스 자체의 열전달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좋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아마 크기가 더 큰 2280 사이즈의 케이스를 사용하면 발열 문제는 더 나아질 것입니다.

 

요즘 외장 메모리를 사용하는 일이 줄어 들었습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아마 다들 그러실 겁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가끔 물리적인 메모리를 들고 다녀야 할 일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런 류의 메모리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속도 이런게 아니라 바로 분실입니다. 그런 경우에 대비해서 비트로커와 같은 보안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경제적인 손실도 작아야 합니다. 데이터야 백업해두면 됩니다만, 분실된 메모리 자체가 고가라면 손실이 너무 큽니다. 하지만 64GB 정도의 SSD와 이런 저가의 케이스의 분실은 물론 아깝긴 합니다만 치명적인 손실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이렇게 해서 충동적인 스팀덱 구입과 SSD 교체까지 이르는 작업이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별것도 아닌 작업에 괜히 시간만 많이 소요된 것같은 느낌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