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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부모와 함께 사는 미국 청년들

by @푸근 2020. 9. 22.

요즘처럼 경제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에서 자녀가 부모로부터 독립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부모가 어느 정도까지 자녀를 책임져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각자 사정마다 다를 수밖에 없지만 어느 순간 자녀가 부모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그 시점이 언제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갈수록 이 시점이 점점 더 늦춰지고 있습니다. 서른 넘은 자녀들도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보다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위 그래프는 18-29세 청년들 중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사람의 비율을 시대 순으로 표시한 그림입니다. 1900년부터 나와있으니 장기 추세를 보기에 좋습니다.

 

가장 최근은 52%입니다. 이전과 비교하면 수치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도 자녀들의 독립이 점점 늦춰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이는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고 우리나라나를 포함한 전세계적인 문제입니다.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이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 그래프에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최근 수치가 아니라 1960-70년대 수치입니다. 29-31% 정도입니다. 이 수치의 의미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대략 30% 수치라면 10가구 중 7가구는 자녀들이 부모로부터 독립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 자료는 만 18-29세 청년들에 대한 자료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만 18세 자녀가 부모로부터 독립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흔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18-29세 중 나이가 더 어린 청년들은 부모와 함께 사는 비중이 더 높을 겁니다. 이 의미는 29세 무렵 즉 20대 후반의 청년들 중에서는 오히려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않은 청년이 매우 드물다는 말이 됩니다. 이런 점에서 미국 자본주의 황금기라고 불리는 1960-70년대의 사회상은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다릅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저 당시가 오히려 대단히 예외적인 시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의 성장과 성숙이 더 늦어진다는 점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개인의 성장과 독립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가족끼리 오손도손 오랫동안 함께 사는 것도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고 어떤 부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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