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물건

클래식 렌즈, 캐논 FD 100mm F2.8 SSC

by @푸근 2016. 12. 2.

카메라 장비를 확실하게 무게와 크기만 중심으로 고려하다 보니,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관점에서 장비를 구성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135mm 렌즈를 생각해 봅니다. 이건 정말로 다양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들 1kg에 육박하는 거대한 무게와 크기를 자랑합니다. 가격도 엄청나구요. 물론 성능 하나는 끝내준다는 점은 다 좋습니다. 가격이 부담되서 수동렌즈를 선택하려면 삼양에서 나온 아주 좋은 제품이 있습니다. F2의 조리개에 성능도 매우 좋아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무게와 크기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럼 그렇지 않은 135mm 렌즈가 있을까요? 예 있습니다. 아주 아주 오래전에 나온 클래식 수동렌즈들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F2, F2.5, F2.8, F3.5 등 최소조리개도 다양하게 출시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적당한 크기와 무게에 맞는 제품을 골라주면 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잡은 마지노선은 500g이지만 실제는 이보다 더 가벼운 제품을 고르려고 합니다. 500g 기준은 정말로 이것말고는 다른 대안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 마지막으로 받아들이는 기준입니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하며 오래된 클래식 렌즈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전이었다면 초점을 수동으로 맞춘다는 것에 도전도 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편리한 기술이 많아서 생각보다 사용하기 쉽습니다. 아무튼 제가 고른 클래식 수동렌즈는 캐논 FD 마운트 100mm F2.8 SSC 렌즈입니다.

 

FD 마운트는 지금 캐논이 EF 마운트를 내놓기 전까지 사용했던 오래전 마운트 규격입니다. 캐논은 FD 마운트로 많은 렌즈를 생산했습니다. 그 주요 목록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목록만 봐도 캐논이 100mm 렌즈는 무려 6가지나 만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제조사까지 고려하면 선택지는 무척이나 많습니다.

 

이 렌즈는 인물사진 용도로 좋게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척이나 오래전에 만들어진 제품이긴 합니다. 1973년에 처음 출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렌즈에 대한 자세한 스펙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걸 Ebay에서 구입했습니다. 일본에서 배송해주더군요. 오래된 제품이라 그렇게 비싸지도 않으면서 가볍게 쓸 수 있는 좋은 제품입니다. 해외 사이트의 평을 보면 "Excellent"하다든지 "Very Good" 이런 평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건 주관적인 것이지 절대 요즘 제품과 비교해서 내린 평가가 아닙니다. 요즘 기준으로 해상도 테스트하고 이러면 아마 처참하게 밀릴 겁니다. 그냥 적당하게 자기가 쓰기에 나쁘지 않으면 된 것이죠.

 

 

 

이렇게 생긴 렌즈입니다. 뒷부분 뚜껑이 없어서 바닥에 거꾸로 세워두고 찍었습니다. 마운트 부분이 은색 금속 링이 있습니다. 이게 좀 독특합니다. 일반적으로 마운트시키고 회전시켜서 강하게 결합하는데 이 렌즈는 저 은색 금속 링을 회전시켜서 조여주는 방식입니다. 회전하는 부분이 다른 렌즈들과 다릅니다.

 

스펙을 봐도 무게는 360g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제법 가벼운 편입니다.

 

 

 

정면입니다. 일본에서 생산되었고, 캐논에서 만든 FD 마운트의 초점거리는 100mm, 최소조리개는 2.8, 그리고 SSC는 렌즈에 좋은 코팅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구멍이 뻥~ 뚫린 시원한 단렌즈입니다.

 

 

 

바로 세워봤습니다. 소니 E 마운트에 연결하기 위한 어댑터를 결합한 상태입니다. 이 어댑터는 아래 사진에 나옵니다. 초록색 글씨로 100mm 적혀 있고, 조리개 수치가 2.8에서 22까지 적혀 있습니다. 위에 주황색 글씨는 초점링에 표시된 거리표시입니다. 주황색 글씨가 미터, 흰색 글씨가 피트입니다. 1이 가장 낮은 숫자입니다. 최소촬영거리가 1m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냥 위에서 한번 찍어봤습니다.

 

 

 

이게 렌즈 어댑터입니다. 이 렌즈는 캐논 FD 마운트이고 제가 쓰는 카메라는 소니 E 마운트 카메라입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중간에 이 결합을 가능하게 해줄 어댑터가 필수입니다. 이 어댑터 역시 Ebay에서 구입했습니다. 이베이가 조금 더 저렴하지만 배송이 오래 걸리니 그냥 국내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타 마운트 렌즈들을 소니 E 마운트에 쓸 수 있도록 해주는 변환 어댑터는 정말로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거기에 엄청난 기술이 들어간 것은 아니고 그저 정해진 두께로 거리만 잘 맞춰주면 되는 것이라서 만듦새가 좋은 제품이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저도 가격보고 저렴한 것 고른 겁니다.

 

 

 

이렇게 생긴 녀석입니다.

 

 

 

NEX는 소니 브랜드 이름입니다. KECAY라고 회사가 적혀 있는데 당연히 처음 들어봅니다. 그리고 LOCK과 OPEN이 적힌 링이 있는데 이는 조리개를 고정시켜 주는 링입니다. 예를 들어, 조리개를 2.8로 맞춘 상태에서 저 링을 LOCK으로 돌려버리면 조리개가 2.8로 고정됩니다. 실수로 조리개 링이 돌아가도 조리개 수치가 바뀌지 않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저게 LOCK 상태인 줄도 모르게 조리개 링을 계속 돌렸는데 어? 왜 안바뀌지? 하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저는 그냥 OPEN 상태로 놓고 씁니다.

 

 

 

렌즈와 어댑터 연결

 

 

 

반듯하게 다시 세워서 한 컷! 원래는 참 아담한 렌즈인데, 어댑터까지 끼우니 크진 않더라도 아담하다는 말은 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어댑터에서 조리개 고정해주는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저기 툭 튀어나온 막대기가 하나 있는데 조리개 고정링을 돌리면 저 막대가 움직여서 조리개가 움직이지 않도록 막아주는 방식입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조리개 고정링을 돌리면 저렇게 막대가 움직여서 더 오른쪽으로는 못가게 막아줍니다. 이런 식으로 고정하는 원리입니다.

 

 

 

자 이제 카메라에 마운트. 이렇게 됩니다. 소니 카메라에 캐논 렌즈이지만 제법 잘 어울립니다.

 

 

 

그러고 보니, 후드가 없습니다. 스펙에는 BT-55라는 후드를 쓴다고 되어 있는데 이 제품을 아직도 구입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꼭 후드가 있어야 하는지 좀더 고민해 보고 찾아봐야겠습니다.

 

 

 

반대 방향에서 한컷 더.

 

 

 

정면에서 이렇게 보니, 매우 큰 대포 렌즈로 오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론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보호 필터도 후드도 없이, 전 그냥 이렇게 씁니다.

 

 

 

위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이제 크기가 좀 가늠이 될 겁니다. 후드까지 끼운다면 적어도 비주얼 측면에서 절대 작아 보이진 않을 것 같습니다.

 

 

 

간단 테스트입니다. 저 박스 글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달력을 이용한 심도 테스트. 14에 초점을 맞춘 겁니다. F2.8이면 충분히 낮은 조리개 수치입니다. 게다가 100mm이면 나름 망원렌즈이니 야외에서 인물을 찍으면 충분히 낮은 심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70년대 초중반에 출시된 렌즈인데 이 정도 상태면 나름 훌륭합니다. 아마 장비를 참 아끼시는 분이 오랫동안 잘 소장해온 그런 물건이었을 겁니다. 수십 년이 지난 렌즈이니 당연히 요즘 출시된 제품과 비교할 바는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제가 쓰는 카메라는 수천만 화소가 넘어가는 그런 고화소 카메라도 아니기에 충분히 쓸 만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