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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의 비종교적 인사말

by @푸근 2016. 12. 18.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옵니다. 갈수록 크리스마스의 위상이 낮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래도 그 시기 상 한해를 마감하는 의미와 연결되어 있기에 여전히 중요한 날이긴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작은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는 특정 종교와 관련된 기념일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 종교와 엮기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는 불편한 날일 수도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처럼 종교적 기념일이 공식적인 휴일로 지정된 나라는 흔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건데 국교가 지정되어 있지 한 종교기념일을 휴일로 지정해버리면 여러 종교 간 형평성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나라가 독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휴일이 아니더라도 이날 쉬는 나라들은 많습니다. 특히 몇몇 미국 기업들은 한해 업무 종료해버리고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연말 시즌을 통째로 쉬는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아무튼, 이런 종교적인 문제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인사말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논란이 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참 전형적인 미국식 논쟁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결과는 이렇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기념하는 인사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가장 널리 알려진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입니다. 아주아주 오래된 크리스마스 인사말입니다. 영어 단어 Merry가 대중적으로 쓰이는 거의 유일한 경우라고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른 대안은 "Happy Holiday"입니다. 이 두 가지의 차이는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쓰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것 쓴다는 것은 종교적 의미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고 홀리데이라는 말은 쓰는 것은 종교적 선호와 상관없이 모두가 공유하는 휴일이라는 의미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 인사말 중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는지를 조사한 결과입니다. 미국의 중서부 지방이 메리 크리스마스를 가장 크게 선호하는 지역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지역은 메리 크리스마스를 선호하는 사람이 해피 홀리데이를 선호하는 사람보다 11% 포인트가 더 높았습니다.

 

반대로 북동부 지역은 해피 홀리데이를 선호하는 사람이 17% 포인트 더 높았습니다. 아마도 해당 지역의 기독교인의 비율이 가장 큰 결정요소일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인구이동이 잦고 개방적인 도시지역이 상대적으로 해피 홀리데이를 더 선호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북동부 지역이 그런 곳에 해당합니다.

 

이런 조사야 그냥 재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래야 하구요. 이 자료는 2013년에 조사한 겁니다. 예전 자료인데, 머릿속에서는 어째 자꾸 이번 미국 대선결과가 저 지도 위에 오버랩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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