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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종교와 맥주

by @푸근 2016. 9. 23.

모든 문화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술. 하지만 술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 역시 마찬가지로 오래되었습니다. 특히나 종교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술을 권장하는 종교가 있다는 말을 저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종교는 바람직한 삶을 권장하고 술은 대체로 그것과는 거리가 멀죠.

 

그럼 진짜로 술과 종교의 영향 사이에는 관련이 있을까요? 이것을 증명하기란 무척 어렵지만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재미난 자료가 있어 소개해 봅니다.

 

 

 

 

위 그림에는 여러 가지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일단 가로세로축부터 봅시다. 가로는 종교를 가진 사람의 비율입니다. 세로는 인구 십만 명 당 맥주 생산업체의 수입니다. 이 두 가지 축에 미국의 여러 주들을 위치시킨 그래프입니다.

 

일반적인 패턴이 하나 보입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의 비율과 맥주 생산업체의 수는 반비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종교인이 많은 주일수록 맥주 생산업자가 확실히 적습니다. 이렇게 보면, 종교적 삶이 맥주의 소비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려해야 할 것이 또 있죠. 바로 맥주의 생산량입니다. 맥주 생산업체가 많다고 해서 실제 생산량이 많다는 뜻은 아닙니다. 영세업체들이 난립하면 개수만 많아질 뿐이죠. 위 그림에서 원의 크기가 맥주의 생산량입니다. 맥주 생산량이 많은 주들은 주로 종교인의 비율이 35~45% 구역에 몰려 있습니다. 양극단의 구역, 그러니까 종교인의 비율이 매우 높은 미시시피나 알라바마 같은 곳, 그리고 반대로 그 비율이 낮은 버몬트 같은 곳들은 모두 생산업체의 수와 관계없이 맥주 생산량이 작습니다.

 

이런 점을 보면, 종교와 맥주 소비 사이에 반비례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규모가 작은 몇몇 주들이 양극단에 위치해서 반비례인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맥주 소비가 아니라 맥주 생산업체의 수는 그 지역의 규제수준에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술에 대한 규제가 종교적 영향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얼마나 강력한 것일지는 짐작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그냥 재미로 보는 그래프일 뿐이죠. 심각하게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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