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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소니 A7RM3을 선택한 이유

by @푸근 2018. 8. 30.

얼마 전 소니의 A7RM3를 구입했습니다. 전에 A7S를 쓰고 있었으니 1세대에서 3세대로 큰 업그래이드입니다. 그런데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S 시리즈와 R 시리즈는 매우 다른 목표를 지향하고 그래서 이 둘을 모두 선택하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독특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저에겐 일관한 하나의 이유만 고려한 선택의 결과일 뿐입니다.

 

오프라인 샵에서 물건을 받아 바로 뜯어버렸기 때문에 언박싱 사진은 없습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A7RM3는 정말로 좋은 카메라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제 입장에서 왜 이 카메라가 좋은지 그 이유에 대해서만 간단히 말씀드립니다.

 

 

소니 홈페이지에서 캡쳐한 사진입니다. A7RM3의 특징이 간단히 적혀 있습니다. 4천2백만 화소! 네, 바로 R 시리즈 카메라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고화소에 모든 자원을 투입해 버린 카메라입니다. 카메라 화소를 높이려면 단순히 센서만 좋으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제대로 저장할 수 있는 매체까지도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그럼 당연히 다른 부분에서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 A7RM3는 고화소이면서도 10연사를 지원합니다. 엄청난 스펙입니다.

 

저는 사진을 담는 현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사진을 찍고 그 이후 집에 돌아와 후보정이나 후처리로 사진을 가다듬는 그런 방식을 선호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거리에서 커다란 렌즈가 달린 사진기의 뷰파인더를 보면서 사진 찍는 상황 자체를 무척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도 보이고, 입장을 바꿔놓고 보면 그것이 불편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기에 그렇습니다. 게다가 커다란 카메라들고 무리를 지어 다니는 것도 무척 싫어합니다. 혹시나 길거리에서 그런 무리를 만나면 전 카메라를 바로 가방에 넣고 그곳을 떠나려고 합니다. 제가 그 무리에 속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 사진을 찍고 싶은 장면을 만나면 바로 카메라 꺼내서 후딱 찍고 바로 카메라를 가방에 넣습니다. 그러니 거기서 구도나 노출 및 측광 이런 것 신경쓰지도 않고 바로 찍어 버립니다. 물론 결과물은 엉망이지만 최신 디지털 기술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라서 각종 보정 프로그램으로 이를 새로운 사진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사실 저는 사진을 컴퓨터 앞에서 찍고 있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제가 A7S를 구입했던 이유도 바로 저런 제 스타일 때문입니다. A7S는 ISO를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자동으로 놓고 P나 S모드로 두면 사진을 그냥 셔터만 누르면 됩니다. 노이즈는 최신 디지털 기술로도 참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서 A7S로 ISO를 해결하면 나머진 프로그램으로 사진을 손대면 그만입니다.

 

A7RM3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고화소입니다. 그래서 구도조차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대충 넓게 찍고 집에 와서 컴퓨터로 보면서 크롭하면 내가 원하던 구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게다가 ISO도 A7S에 비해 그다지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위 그림은 DXOmark의 비교 결과를 캡쳐한 것입니다. ISO 수치만 봐도 A7RM3이 이 부분 최고의 카메라인 A7S와 근소한 차이만 보이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ISO와 더불어 구도까지도 세밀하게 정하지 않고 그냥 셔터만 누르면 나머진 집에 돌아와 해결할 수 있습니다. 사진찍는 실력이 전혀 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제가 사진작가할 것도 아니고 아마추어로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제 사진은 저만 만족하면 그만입니다.

 

 

 

그래도 새로운 카메라에 대한 글인데 물건 사진은 있어야 할 것 같아 간단히 올립니다. 28-70mm 번들렌즈를 마운트했습니다. 번들렌즈는 가벼워서 좋습니다.

 

 

 

뒷면 A7RM3의 모델명이 적힌 부분입니다. 카메라의 기능 자체는 참 준수합니다만, 뭔가 공돌이 감성은 부족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카메라 바디 브랜드는 올림푸스와 니콘입니다. 그런 느낌을 소니한테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됩니다.

 

 

 

역시 이번에도 제가 좋아하는 핸드 스트랩을 달아주었습니다. 모두 검정색입니다. 사진엔 보이진 않지만 픽디자인의 리쉬 스트랩도 검정색입니다.

 

 

결론적으로 A7RM3는 제가 감당하기도 힘들 정도로 무진장 좋은 카메라입니다. 앞으로 이것보다 더 좋은 제품이 나오면 또 혹 하겠지만 일단 지금은 계속 감탄 중입니다. 참 놀라운 제품입니다. 고수들은 어떤 장비를 줘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겠지만 저같은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장비라도 좋아야 합니다. 장비가 좋다고 좋은 결과물을 만든다는 보장은 없지만, 저같은 사람이 장비도 안좋으면 결과는 보나마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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