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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장모님의 김치도 나이를 먹는구나

by @푸근 2014. 4. 24.

제 장모님께서는 가끔 김치를 담궈 주십니다. 정성 가득한 맛 좋은 김치를 먹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지요. 오랫동안 그렇게 해주신 까닭에 장모님이 먼저 연락을 해주시는 경우도 있고, 가끔 내려가서 직접 가져오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장모님께서 해주신 맛있던 김치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맛이 변한 겁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너무 짰습니다. 심각할 정도로. 아내는 무 몇 개 사서 김치통에 함께 넣어두더군요. 저렇게 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배웠습니다.

 

 

문제는 왜 장모님의 김치 맛이 변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아내는 그 답을 바로 알더군요. 장모님은 이제 연세가 많이 드신 거였습니다. 나이가 들어 신체기관의 노화가 진행된 거죠. 그래서 미각에 문제가 생겨 짠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신 겁니다. 평소와 다름 없었다면 분명히 간이 딱 맞았을 것인데, 미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그것을 싱겁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계속 소금을 더 넣게 됩니다. 그래서 기능이 떨어진 미각이 간이 맞다고 생각해 때는 이미 너무 많은 소금이 들어간 상태가 된 겁니다.

 

아내의 설명을 듣고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사실 누구나 나이를 먹습니다. 그리고 각 단계마다 노화의 증거가 하나씩 나타납니다. 가장 먼저 노화가 진행되는 것이 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인간의 가청주파수는 2만 헤르츠라고 알고 있지만 20살이 넘어가면 바로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청각 다음에 나타나는 노화의 증거는 보통 눈입니다. 노안이라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아무튼 이렇게 우리의 몸이 나이들어 가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그런데 장모님의 이런 상황을 김치맛으로 알게 되니 씁쓸하기도 합니다. 당장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건 아니지만, 이것이 첫번째 신호구나라고 생각하니 뭔가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아파서 병원에 다니거나 거동이 불편한 상태는 아니더라도 우리 몸은 신호를 보냅니다. 그 신호를 놓치지 않으려면 관심을 갖고 있어야겠죠. 가까운 가족과 친지분들께 더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가족만큼 소중한 것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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