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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캡리스 만년필, 라미 다이얼로그 3 구입

by @푸근 2022. 2. 8.

비대면이 일반화된 상황이라 예전만큼 자주 쓸 일은 없지만 손으로 글씨를 써야할 일이 있으면 만년필을 가끔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뚜껑이 따로 없는 캡리스 만년필을 선호합니다. 파이롯트의 캡리스 만년필인 페르모를 구입한 적도 있고, 지금도 잘 쓰고 있습니다.

 

이번에 또 다른 캡리스 만년필인 라미의 다이얼로그 3를 선물 받았습니다. 선물이긴 한데 저보고 알아서 고르라고 해서 철저히 제 취향에 맞게 선택한 선물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생겼습니다.

 

 

박스입니다. 참 고급스럽게 생겼습니다. 요즘 시대에 만년필은 사치품에 가까운 물건이니 포장상태가 중요해지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라미 제품은 처음 써 봅니다.

 

 

 

박스를 열었습니다.  고급스러워 보이기는 하지만 괜히 큰 박스에 만년필 한 자루만 덩그러니 놓여 있어 뭔가 없어보이기도 합니다.

 

 

 

전체 모습은 이렇습니다. 독일에서 디자인하고 생산까지 했다고 자랑스럽게 적어 두었습니다. 라미는 필기구 업계에서 다름 큰 입지를 갖고 있는 기업입니다.

 

 

 

스폰지를 들어내면 아래에 설명서와 파란색 잉크 카트리지 1개와 금속 링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이 원기둥 모양 금속 부품은 청소할 때 사용하는 물건입니다. 그 이야기는 뒤에 다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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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서 중 (1)잉크 카트리지 넣는 방법 (2)컨버터 사용하는 방법 (3)닙 종류에 대한 설명 부분입니다. 슬라이드로 넘기면 됩니다. 이 그림을 보면 캡리스 만년필의 작동 방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라미 다이얼로그 만년필은 현재 6가지가 나와 있습니다. 맨 밑에 있는 다이얼로그 CC 제품은 크기가 약간 작고 꽂이 부분이 제거되어 있습니다. 제 취향이 아닙니다. 그리고 위의 4개 다이얼로그 제품은 색상만 다릅니다. 광택이 있는 피아노 화이트와 피아노 블랙, 광택이 없는 매트 블랙, 그리고 은색 계열의 팔라듐 4가지 입니다. 저는 이미 갖고 있는 페르모라는 캡리스 만년필이 은색이라 이와 다른 피아로 블랙을 선택했습니다.

 

 

 

만년필 본체입니다. 기대대로 반짝반짝 광택이 좋습니다. 끝부분에 라미 로고가 있고 가운데에 두 개의 줄이 있습니다. 이 줄이 딱 일치되면 만년필이 닫힌 상태입니다. 여기서 회전시켜주면 만년필 닙이 앞으로 나옵니다.

 

 

 

앞에 닙이 나온 모습니다. 둥근 만년필이 자꾸 굴러가서 옆에 함께 주문한 카트리지 박스를 두었습니다.

 

 

 

EF닙입니다. EF와 F를 대체로 많이 사용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써보니 그렇게 가늘다는 느낌보다는 적당하다는 느낌입니다.

 

 

 

분해했습니다. 돌려서 뒷 뚜껑을 여니 안에 컨버터가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습니다.

 

 

 

전부 분해했습니다. 저는 컨버터보다는 카트리지를 더 선호합니다. 용량과 편리함 때문입니다. 

 

 

 

청소할 때 쓴다는 그 금속 부품입니다. 이 물건은 앞에 닙이 들어갔다 나오는 문을 열 수 있게 도와주는 물건입니다.

 

 

 

결합하면 이런 모습이 됩니다. 다이얼로그 만년필은 뒷부분을 돌려야 앞에 문이 열리면서 닙이 밖으로 나오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그런데 청소를 위해 만년필을 모두 분해하면 회전시킬 수가 없어서 앞의 문이 항상 닫혀 있게 됩니다. 물로 세척한 후 건조를 위해서는 앞이 열려 있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 이 부품을 결합해서 돌리면 문이 열리게 되는 겁니다. 나름 세심한 배려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걸 얼마나 쓸지는 모르겠습니다. 청소할 때에는 닙 부분만 분리해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세척하지 분리된 앞뚜껑은 손댈 일이 없습니다.

 

 

 

아무튼 이걸로 앞의 문을 열면 이런 모습이 됩니다. 평소에는 이 부분이 닫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들어 있는 파란색 잉크 카트리지와 추가로 구입한 검은 색 잉크 카트리지를 나란히 놓았습니다. 라미의 잉크 카트리지는 비교적 크기가 큰 편입니다. 잉크가 많이 들어간다는 이야기고 교체주기가 길다는 뜻입니다.

 

 

 

검은 색 잉크 카트리지를 결합하고 테스트해봤습니다. 카트리지 결합 후 약간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거의 바로 나오더군요. 아무튼 잘 써집니다. 예상보다 더 부드럽게 나간다는 느낌입니다. 검은 색도 나름 괜찮습니다만 아주 좋다고는 못하겠습니다. 검은색의 느낌은 예전에 썼던 오로라 블랙보다는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또 다른 캡리스 만년필인 파이로트의 페르모와 비교입니다. 아래 은색이 페르모입니다. 전체적인 길이는 거의 같습니다. 돌려서 닙을 꺼낸다는 방식도 동일합니다. 다른 점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째 앞으로 튀어나오는 닙의 크기가 많이 다릅니다. 아래의 페르모는 닙의 끝부분만 살짝 나옵니다. 반면 라미 다이얼로그는 전체가 다 나옵니다. 그리고 다이얼로그는 닙이 들어갔다 나올 때 앞문이 열렸다 닫히지만, 페르모는 문의 크기 작고 항상 열려 있습니다. 어느 쪽 방식이 더 나은지는 모르겠습니다.

 

두번째, 다이얼로그는 닙을 나오도록 돌리는 부분과 만년필을 분해하기 위해 돌리는 부분이 같습니다. 돌리는 방향과 힘의 크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반면, 페르모는 뒷부분을 돌리면 닙이 들어갔다 나오고, 중간 부분을 돌리면 만년필이 분해됩니다. 이건 확실히 페르모가 낫습니다. 닙을 닫아줄 때에도 페르모는 살짝만 돌리면 반동으로 알아서 닫힙니다. 다이얼로그는 딸깍 걸리는 느낌이 들 때까지 돌려야 닫힙니다. 그래서 약간 신경써야 합니다.

 

두께도 서로 다르지만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둘 다 글씨쓰는 데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만 확실시 다이얼로그가 더 부드럽게 나갑니다. 새 제품이라서 그런건지 원래 제품 특성 상 더 나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닙 부분 비교입니다. 저는 앞부분만 살짝 튀어나오는 페르모가 귀엽게 느껴지긴 합니다. 캡리스 방식의 만년필이 대중적인 것은 아닙니다. 이런 유형이 인기가 있었다면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었겠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라미의 다이얼로그가 회전식으로 작동하는 캡리스 만년필 중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제품일 겁니다. 그만큼 인기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방식이 더 편하고 마음에 듭니다. 만년필만으로도 충분히 마이너한데 거기에 한단계 더 마이너한 세계로 진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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