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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베이어다이나믹 DT 880 헤드폰

by @푸근 2021. 7. 7.

지금은 예전만 못하지만 오디오 분야는 여전히 애호가들이 많습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오디오는 많은 비용이 요구되는 분야입니다. 장비야 상향 평준화되어 그래도 옛날보다는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긴 합니다만, 그 장비를 들여놓고 감상할 공간은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부동산 가격까지 고려하면 오디오가 가장 비싼 취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보니, 공간의 제약을 많이 받는 스피커보다 헤드폰으로 집중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예전엔 저 역시도 그런 부류에 속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귀찮아져서 심각하게 듣기 힘든 수준만 아니라면 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오디오의 세계와 멀어졌습니다.

 

현재 제 책상에 놓여 있는 스피커는 야마하의 YAS-109라는 사운드바입니다. 컴퓨터 스피커로는 차고 넘치는 제품입니다. 하지만 밤이 문제입니다. 밤에는 음량을 높일 수 없으니 제대로 된 감상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떠올린 생각이 밤에는 헤드폰으로 듣자는 것입니다.

 

집에도 이미 몇 개의 헤드폰이 있긴 합니다만, 그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슈어 SRH840입니다. 이 헤드폰의 소리는 제법 괜찮지만 착용이 매우 불편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저처럼 머리가 큰 사람들은 정수리 부분이 눌려서 오랫동안 착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제품은 사야겠다고 결정했고 베이어다이나믹의 DT 880을 선택했습니다.

 

이 제품은 워낙 이름이 알려져 있기도 하고 저 역시 이미 수차례 청음해본 적도 있고 그래서 별 고민없이 바로 구입했습니다.

 

 

 

박스입니다. 생각보다 큽니다. 매우 깔끔한 디자인입니다. 세상에 등장한지 무척 오래된 제품이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DT 880은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임피던스가 32ohm, 250ohm, 600ohm 이렇게 세 가지 입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250ohm 제품은 가격이 8-10만원 정도 추가됩니다. 그래서 바로 제외 했습니다. 600ohm 제품은 제가 연결하려고 하는 페리도트가 지원하지 않아서 제외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32ohm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이 차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다양한 활용성을 고려한다면 임피던스가 낮은 제품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임피던스가 주는 장점이 분명 있지만, 최근 출시되는 오디오 장비들이 다들 상향 평준화되면서 헤드폰의 임피던스는 더 이상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위 이미지는 DT 880의 세 가지 제품의 주파수 응답 측정치 비교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임피던스의 차이에 따른 소리의 변화는 크지 않습니다. DT 880이 레퍼런스 헤드폰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봉인 스티커입니다. 별 의미는 없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없으면 괜히 서운합니다. 독일에서 제작된 제품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박스를 열면 이런 가방이 나옵니다. 뭔가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이렇게 지퍼로 여닫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보관함으로 쓰기 딱 좋습니다.

 

 

 

지퍼를 열면 이렇습니다. 헤드폰 본체, 보증서. 이게 전부입니다. 케이블은 왼쪽 유닛에 부착되어 있고 길이는 많이 깁니다. 오디오 앞 의자에 앉아서 느긋하게 감상하려면 이 정도 길이는 되어야 합니다.

 

 

 

단자는 젠더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젠더는 나사로 돌리는 방식이라 쉽게 분리되지 않습니다.

 

 

 

패드는 무척 부드럽습니다. 슈어의 SRH840에 비교하면 무척 편안한 재질입니다.

 

 

 

안쪽은 평범합니다. 워낙 유명한 제품이라 패드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도 좋습니다. 오픈형 헤드폰이라 옆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니 이 제품은 철저히 실내에서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당연히 크기도 조절됩니다. 가장 길게 했을 때입니다.

 

 

 

가장 짧게 했을 때, 이 상태로는 제 머리에 안 들어가네요.

 

 

 

헤드폰에 연결하려고 오랜만에 꺼냈습니다. 버린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방구석에서 발굴되었습니다. 오디오트랙 프로디지 큐브도 함께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캐럿의 페리도트가 더 나을 듯 해서 선택했습니다. 페리도트 초기 모델입니다. 요즘은 이것보다 더 좋은 제품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이 제품은 300ohm의 임피던스까지 지원합니다. 그래서 600ohm 제품은 선택에서 바로 제외된 것입니다.

 

 

 

2010년에 제조된 물건이네요. 10년도 넘었습니다. 이제 이런 제품은 인기가 없습니다.

 

 

 

연결한 모습입니다. Type-B 규격의 USB 케이블 찾으라고 또 한참 시간이 걸렸습니다. 

 

 

역시 소리는 좋습니다. DT 880 소리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지만 역시 해상력이 좋다는 느낌이 듭니다. SRH840이 고음에선 더 날카롭습니다만 해상력은 DT 880이 더 좋게 들립니다. 이제 밤에는 헤드폰으로 들을 수 있겠습니다.

 

오디오에서 좋은 소리는 끝이 없습니다. 제품마다 개성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저는 최상급보다는 나쁘지 않은 정도에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그 정도가 가성비가 제일 좋습니다. 그 이상으로 가봐야 제 귀의 성능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헤드폰도 요즘 신제품은 다들 무선으로 나오더군요. 하지만 실내에서만 쓴다면 충전 때문에 무선이 더 귀찮다고 생각합니다. 유선 제품을 찾다보니 후보군에 오르는 것들은 역시 전통의 강자들입니다. 베이어다이나믹의 DT 880은 딱 그런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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