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퍼거슨시는 인종 문제로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백인 경찰이 무장하지 않은 흑인남성에 발포해서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문제입니다. 오랫동안 축적된 감정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폭발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인종문제는 중요한 문제이지만, 제가 관심을 갖는 것은 발포했다는 것입니다. 총기 사용이 허가되어 있어서 경찰에게 적극적인 대응이 허용된다고 하지만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이번 사건은 경찰이 과잉대응이 맞는 것 같은데 미국에서는 그렇게 여겨지지 않는가 봅니다.
그럼 경찰이 임무 수행 중에 발포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건수는 얼마나 될까요?
위 그래프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경찰의 임무수행 과정에서 사망한 희생자의 숫자(파란색)와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사형이 집행된 사형수의 수(빨간색)를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미국은 서구 선진국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사형제도를 활발하게 유지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사형집행을 하는 나라에 속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재판을 받기도 전에 경찰에 의해 사망한 사람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더 많다는 것입니다. 대체로 4~5배 이상 많습니다. 물론 여기서 희생된 사람 모두가 무고하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이 실제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았을 때 과연 몇 명이나 사형을 선고받을까요?
경찰이 과잉대응을 했든 안 했든 간에 결과적으로 경찰에 의해 사건이 종결되고, 재판이 아예 필요하지도 않게 되어 버렸습니다. 대부분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이쯤에 이르러 머릿속에 불현듯 스쳐가는 이미지가 하나 떠오릅니다.
바로 "져지 드레드"입니다. 원래는 만화이지만 실베스터 스텔론이 주연한 영화로 더욱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스토리의 핵심은 경찰이 재판관을 겸한다는 설정입니다. "I Am the Law!"라는 딱 한 마디로 정리되죠. 시민을 보호하는 경찰이면서 범죄자들을 재판하고, 사형을 집행하기도 하는 그런 무시무시한 존재입니다. 미국의 경찰이 이런 단계에 가까이 가고 있지 않은가 하는 그런 의심이 머리 속에 피어납니다.
물론 과한 상상력일 수 있음은 인정합니다만, 적어도 범죄자들을 죽음으로 처벌하는 것에 대해서는 판사들보다는 경찰이 더욱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이 통계적으로 확인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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