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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새로운 키보드와 유선으로 귀환

by @푸근 2020. 1. 5.

오랫동안 나름 이것저것 다양한 키보드를 사용해봤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저에게 맞는 키보드의 몇 가지 특징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키보드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텐키리스 : 풀배열은 옆으로 너무 크서 손을 많이 움직이게 됩니다. 반면에 미니 키보드는 Fn키를 너무 자주 써야 해서 저랑은 잘 안맞습니다. 그래서는 전 텐키리스 크기의 키보드를 선호합니다.
  • 무선 (블루투스) : 책상 위에 거추장한 선이 보이지 않으면 더욱 좋습니다. 저는 게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딜레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 클릭 키 (청축) : 여러 기계식 키보드 키 타입 중에서 흔히 청축이라고 알려진 클릭 스타일의 키를 좋아합니다. 다른 종류는 대부분 써봤습니다만 최종적인 저의 선택은 클릭입니다.
  • 묵직한 몸체 : 플라스틱이 아닌 금속 재질 특히 알루미늄 재질의 바디를 선호합니다. 무게 자체가 묵직하지 타이핑하는 도중 흔들리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 비키 스타일 : 흔히 비키 스타일이라고 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키가 위로 다 드러난 방식인데 이 방식의 장점은 청소가 무척 쉽습니다. 그냥 바람 한번 세게 불어주면 해결됩니다. 단점은 소음이 커지는 것인데 청축 선호하는 사람에게 소음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합니다.
  • 건전지 : 무선 키보드는 배터리가 필요합니다. 대부분 제품이 충전하는 방식인데 저는 건전지 넣는 방식을 더 좋아합니다.

 

그외 LED같은 기능이 있지만 그런 건 있어도 그만입니다. 위에 나열된 특징을 만족하는 키보드가 저의 스타일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저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키보드는 아직 세상에 없다는 겁니다. 가장 많은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무선입니다.

 

최근 기계식 키보드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기존의 특허가 만료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렴한 다양한 제품이 나오는데 대체로 이들은 게이머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습니다. 게이머들에게 무선 키보드는 절대적으로 선호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다양한 특색을 갖춘 키보드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그것들은 대부분 유선 키보드입니다. 저처럼 타이핑이 중요하고 무선을 선호하는 사람을 위한 제품은 그다지 인기가 없습니다.

 

얼마 전, 재미난 장난감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이런 물건입니다.

 

 

기계식 키보드의 다양한 키를 모아 놓은 테스터입니다. 한쪽은 체리사의 키이고 다른 쪽은 카일의 키입니다. 정확히 카일 박스키 모음입니다.

 

 

 

 

다양한 키들의 키감은 이미 알고 있긴 합니다만, 바로 옆에 놓고 비교해서 눌러봐야지만 그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카일 키의 느낌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카일의 키 중 하나가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클릭 스타일의 키인데 기존의 체리 청축보다 더 가벼운, 즉 더 작은 힘으로 눌리는 그런 키였습니다. 이것의 이름은 카일 박스 화이트라는 키였습니다.

 

바로 검색했습니다. 이 녀석이 어떠한 놈이고 이 키를 사용한 제품은 뭐가 있는지 바로 찾아 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런 자료가 나오더군요.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여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평점을 매겼습니다. 그 결과를 타이핑 점수로 배열했더니 카일 박스 화이트가 1등이었습니다. 체리 청축이 3등, 게이트론 청축이 4등, 토프레 키가 5등. 역시 전반적으로 타이핑에는 청축이 선호됩니다. 평가한 사람이 좀 적긴 하지만 어쨌든 좋은 평을 받은 키라는 게 확인되고 제가 직접 눌러 본 것도 맘에 들어 바로 제품을 검색했습니다.

 

하지만 무선 키보드는 딱 하나만 나오더군요. 중국에서 만든 Anne Pro 2라는 키보드입니다. 이미 좋은 평을 받은 제품이긴 한데 이것이 미니 키보드입니다. 결제할까 말까 계속 고민하다가 아무리 키가 좋아도 미니 키보드는 도저히 제가 쓰는 스타일과 맞지 않아 포기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제품이 바로 아콘 레알 CX라는 키보드입니다. 이건 앞서 제가 선호하는 특징 거의 대부분과 일치하는 저에게 딱 맞는 키보드였습니다. 그런데 이건 유선입니다. 고민했습니다. 텐키리스라는 사이즈를 포기할 것인가 무선이라는 스펙을 포기할 것인가? 최종 선택은 유선 텐키리스 키보드였습니다.

 

바로 아콘 레알 CX라는 키보드를 주문했습니다. 아콘 측에서 제시한 키보드의 스펙은 이러했습니다.

 

 

위 네 가지는 모두 카일 박스 축입니다. 저는 당연히 카일 박스 백축입니다. 이것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이니까요. 확실히 게이머들은 적축 계열을 선호합니다. 타이핑하는 사람들에게는 청축 계열이 인기입니다.

 

 

 

제조사가 내세우는 이 키보드의 특징입니다. 풀 알루미늄입니다. 그외 저에게 중요한 특징은 별로 없습니다.

 

 

 

포장 상태가 무척 좋습니다. 아무리 던져도 충격을 모두 흡수할 수 있을 듯한 포장상태입니다. 이런 디테일에 신경쓰는 회사가 참 좋습니다.

 

 

 

포장이 맘에 들어 한장 더.

 

 

 

옆 면에 제품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레알"이 진짜 알루미늄 뭐 이런 의미인가 봅니다.

 

 

 

박스 자체도 무척 튼튼합니다.

 

 

 

제가 주문한 카일 박스 백축. 이놈이 주인공입니다.

 

 

 

상투적으로 붙어있는 스티커입니다.

 

 

 

박스 안쪽 포장도 완벽합니다. 멋지군요.

 

 

 

제가 구입한 여러 키보드들 중에서 포장 상태는 단연 최고입니다.

 

 

 

구성품입니다. 키보드 본체, USB 케이블, 청소용 브러쉬, 키캡 리무버, 키 리무버 및 키 2개. 미끄럼 방지 스티커도 있지만 키보드 자체가 묵직해서 그다지 필요없어 보입니다.

 

 

 

키보드 위에 또 투명 플라스틱 케이스가 있습니다. 오호라 점점 더 맘에 드는구요.

 

 

 

텐키리스 사이즈이긴 한데, 맨 윗줄 펑션 키와 바로 아래 사이에 약간의 간격을 없애버려서 일반적인 텐키리스보다 약간 사이즈가 작습니다. 

 

 

 

비키 스타일입니다. 청소하기 편합니다.

 

 

 

키캡을 하나 뺐습니다. 박스 화이트입니다. 

 

 

 

키캡 규격이 로우 프로파일입니다. 높이가 전통적인 키캡보다 낮다는 의미입니다. 키캡이야 끼우기만 하면 그만이긴 한데 다양한 키캡 놀이를 하는데 있어서는 약간 불리할 듯 합니다.

 

 

 

키도 한번 빼봤습니다. 그냥 힘으로 당겨 뽑으면 됩니다. 결합할 때는 반대로 끼워넣기만 하면 됩니다. 비용과 수고를 들이면 다양한 키를 하나의 키보드에 박아넣어 쓸 수도 있습니다.

 

 

 

케이블을 연결하니 LED가 들어옵니다. LED는 저에게 중요한 기능이 아니니 꺼두고 사용할 겁니다. 그나저나 얼마만에 유선 키보드를 쓰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특수 키들이 있습니다. Fn+F10을 누르면 기본 브라우저가 실행됩니다. 볼륨 조절이나 계산기 실행은 편리할 듯 합니다.

 

 

 

이전 키보드와 비교입니다. 똑같은 텐키리스인데 약간 작습니다.

 

 

카일 박스 화이트의 느낌은 무척 좋습니다. 기본적인 특징은 체리 청축과 동일한 키감이지만 키압이 더 작은 그런 녀석인데, 실제로 타건해 보니 느낌도 조금 다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음이 더 작습니다. 타이핑하기에는 체리 청축보다는 확실히 더 낫습니다. 저에게는 더 잘 맞는 키보드입니다.

 

무선 키보드 쓰다가 유선 키보드를 쓰니 눈앞에 케이블이 진짜 거슬립니다. 익숙해지면 그려려니 하겠지만 지금은 대단히 생경합니다. 카일 사의 키는 이번에 처음 써보는데 저는 참 맘에 듭니다. 새해의 시작을 새로운 키보드와 함께. 이걸로 더 높은 생산성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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