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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

by @푸근 2014. 12. 3.

미국은 오랫동안 거대한 두 개의 정당이 확고하게 자리잡은 나라입니다. 이런 양당제가 사람들에게 선택을 간편하게 해주는 장점은 있습니다만, 상대적으로 작은 의제들은 무시해버리거나 혹은 정치적 이슈의 독과점을 유발한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큽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는 이 거대 양당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양쪽이 서로 소통하지 못한다는 말은 서로의 대화창구가 될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중도파가 사라지고 극단주의만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몇 가지 자료를 모아서 소개해 봅니다.

 

 

 

위 그림은 1982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의회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표시한 것입니다. 1982년에는 공화당 소속의 의원이라고 해도 민주당의 이념적 지향과 겹쳐지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그것은 민주당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2013년에는 그런 겹쳐지는 영역이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중도파는 모두 사라지고 극단적인 강경파만 득세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다음의 그림도 이와 같은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94년에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이념적으로 공유하는 영역의 넓이가 제법 컸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서로 멀어지면 2014년에는 겹쳐진 부분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두 그림이 모두 동일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정치적 지향의 양극화입니다.

 

이 과정을 보기좋게 움직이는 그림으로 보여주는 자료도 있습니다. 다음의 그림처럼 말입니다.

 

 

위 영상은 미국 국회의원이 투표한 결과를 가지고 네트워크 지도를 그린 것입니다. 그 결과는 시간이 갈수록 서로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치 세포분열하듯이 아메가 분열하는 모습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정치적 양극화는 왜 벌어지게 될까요? 위에 명시한 출처#4의 자료를 보면, 이것은 교육과 진화의 결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살면서 먼 곳으로 이주하는 일이 흔치 않았습니다. 먼 곳으로 이주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육이고, 대학을 졸업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먼 곳으로 취업할 가능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이주합니다. 이주가 자주 일어나면 서로 동질적인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면 서로가 서로에게 동질성을 부추기게 되고 그것의 결과는 이념적으로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전형적인 진화론적 설명인데, 이것이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양극화도 설명할 수 있을까요?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특히 우파 진영에서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차별을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것이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이 아니 정도로 말입니다. 이런 상황을 미국처럼 사람들의 이주의 문제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어느 정도는 가능할 수 있겠습니다만, 여전히 많은 부분이 부족합니다.

 

아무튼, 우리나라도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중도파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소통의 부재은 부재하고 강경파는 득세합니다. 그 상황에서 피해보는 사람들은 국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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