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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탐론 70-180mm F/2.8 구입

by @푸근 2020. 12. 29.

코로나로 모두가 집에서만 머무르고 있는 이런 시국에 카메라 렌즈를 하나 샀습니다. 사실 이미 구입한지 한달 정도 더 지난 듯한데, 실제로 이걸 들고 밖으로 나가본 적은 아직 없습니다. 코로나가 하루 빨리 정리되어야 실제로 뭘 할 수 있겠지요.

 

상황이 이럴 줄 알면서도 구매한 이유는 출시될 때부터 이건 반드시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렌즈는 올해 상반기에 출시되었습니다. 나올 때부터 구매 목록에 넣어두고 가끔 생각나면 가격 정보도 찾아보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좋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바로 구매했습니다. 예상대로 역시 좋은 렌즈였습니다.

 

전통적으로 탐론은 줌 렌즈를 잘 만들기로 유명합니다. 저 역시 예전 니콘 카메라를 썼을 때 17-50mm의 탐론 표준 줌렌즈를 기본적으로 달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가벼우며, 가격대비 화질도 제법 좋다는 것이 대체적인 탐론 렌즈에 대한 평가인데 이 렌즈 역시 정확하게 이 평가와 부합합니다.

 

망원 줌렌즈의 일반적인 화각은 70-200mm입니다. 모든 제조사가 이 화각의 최고급 렌즈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탐론은 망원단을 일부 포기하는 70-180mm라는 화각을 내놨습니다. 약간의 망원단을 포기하는 대신 무게와 크기에서 이득을 얻는 발상입니다. 매우 괜찮은 시도라고 여겨집니다.

 

렌즈가 크기와 무게의 한계를 극복할 수는 없습니다. 고화질을 원한다면 물리적으로 덩치를 키우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그러나 너무 무거우면 아예 들고 나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 사이 어딘가에 적당한 균형을 잡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처럼 최상급의 화질보다는 적당히 좋은 화질에 크기와 무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탐론의 제품은 참 적절한 선택입니다.

 

각 제조사마다 70-200mm 렌즈를 내놓습니다. 성능과 화질은 최고이지만 크고 무겁고,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비쌉니다. 저 같은 라이트 유저에게 탐론의 70-180mm F/2.8은 딱 적절한 제품입니다. 제 입장에서 이것도 약간 무겁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현실적인 수준에서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은 타협입니다.

 

 

 

박스 포장입니다. 전체적인 흰색 상자로 깔끔하게 변화했습니다. 솔직히 예전 박스 디자인은 좀 아쉽긴 했습니다. 좋은 변화입니다.

 

 

 

박스 옆면에 기본적인 스펙이 적혀 있습니다. 초점 거리는 70-180mm, 최소 조리개 값은 2.8, 소니의 E-마운트 규격, 최소 촬영거리는 85cm, 필터 지름은 67mm, 좋은 모터가 장착되어 있고 대물렌즈에는 불소 코팅이 되어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박스가 밀봉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를 무력화시키는 방법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만 밀봉되지 않은 것보다는 된 것이 더 낫다는 점은 당연합니다.

 

 

 

박스를 열었습니다.

 

 

 

렌즈가 파우치에 담긴 채 골판지 완충재와 결합되어 있습니다. 골판지를 접어서 이런 포장을 만드는 것 자체가 무척 신기합니다. 렌즈를 공중에 띄워 배송 중 충격에 대비합니다. 비용 대비 좋은 대책이라 생각됩니다.

 

 

 

박스를 이렇게 접는 것을 생각해 내는 게 보면 볼수록 참 신기합니다.

 

 

 

드디어 렌즈 본체입니다. 후드가 거꾸로 끼워져 있습니다. 박스에서 처음 꺼낸 이 때가 참 멋져 보입니다.

 

 

 

렌즈의 기본적인 사양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줌링에 Lock 버튼도 있습니다. 렌즈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해줍니다. 저는 잘 쓰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설계되었다고 하네요. 그럼 생산은 다른 곳에서 이루어졌나 봅니다. 정확히 어딘지는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렌즈캡은 평이합니다.

 

 

 

67mm 필터가 장착되니 생각보다 크기가 크진 않습니다.

 

 

 

 

 

 

길이입니다. 옆에 일반적인 커터 칼을 세워봤습니다. 작은 크기는 아닙니다만 다른 70-200mm 렌즈와 비교하면 충분히 아담한 크기입니다.

 

 

 

드디어 카메라 바디와 결합!

 

 

 

이 각도로 보니 괜히 길어 보입니다.

 

 

 

후드와 결합하면 이렇습니다.

 

 

 

렌즈 펌웨어가 01입니다. 현재 이보다 더 상위 펌웨어가 공개되었습니다. 이후 업데이트했습니다. 업데이트는 바디와 연결된 상태에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렌즈 스테이션이라는 또 다른 장비가 필요한 삼양보다 더 편리한 방식입니다.

 

 

 

테스트 샷입니다. 주변에 있는 아무 물건이나 찍어 봤습니다. 당연히 잘 나옵니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를 하나 우연히 발견합니다. 이 사진은 최대 망원으로 촬영한 사진인데 EXIF에 초점거리가 180mm가 아닌 엉뚱한 값으로 다르게 표시되는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줌링이 덜 돌아간 것인지, 아니면 줌에는 문제가 없는데 소프트웨어 문제로 초점거리가 잘못 기록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아마도 전 후자일 것이라고 짐작했습니다. (이 사진은 일괄 변환하면서 EXIF 정보가 모두 삭제되어 있습니다.)

 

제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으니 바로 서비스센터로 갔습니다. 증상을 확인해보더니 바로 그 자리에서 새 제품으로 교환받았습니다. 당연히 새 제품은 잘 작동합니다. 일회성 경험이었지만 탐론의 서비스는 좋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새 제품을 받아와 촬영한 테스트샷입니다. 항상 바디에 마운트해두고 있는 24-105G 렌즈입니다. 참 좋은 물건입니다.

 

 

 

제가 즐겨하는 달력 테스트샷입니다. 초점을 맞춘 곳이 아주 잘 나왔습니다. 사실 요즘 렌즈 중에서 초점에 문제가 생기는 제품은 거의 없긴 합니다.

 

 

저처럼 가끔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크고 무거운 렌즈는 버겁습니다. 이런 문제로 저는 작은 카메라를 선호합니다. 이러면서도 화질에 대한 갈망이 다소 남아있는 그런 사람들에게 이런 렌즈는 참 고마운 제품입니다. 게다가 요즘 고성능 렌즈들의 가격이 어마어마하니 구입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저같은 사람들에게 이 렌즈는 최고의 선택입니다.

 

하루 빨리 밖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 날이 다시 오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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