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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새 PC 조립? 일단 윈도우 10 프로 버전만 구입

by @푸근 2021. 1. 14.

요즘 새 컴퓨터를 하나 사려고 이리저리 알아 보고 있습니다. 기존 컴퓨터를 업그래이드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PC를 하나 더 구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요즘 컴퓨터 부품 시장이 난장판이더군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물건을 아예 구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그래픽카드와 메인보드가 심각한 공급부족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가격을 알아본 저로서는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위 그림은 2021년 1월 14일 오전에 컴퓨존에서 그래픽카드를 검색해 본 결과입니다. nvidia사의 그래픽카드를 선택해서 낮은 가격 순으로 정렬한 화면의 일부분입니다. 181,000원짜리 제품 다음 가격이 206만원입니다. 그 중간 가격 제품의 재고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이게 뭔 난리인가 싶습니다.

 

예전에 지진으로 하드디스크 공장 운영이 중단되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참 의아합니다.

 

 

위 그래프는 연간 PC 출하량 변화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2011년 최고 상승치를 기록하고 PC 출하량은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PC의 시대가 끝나고 모바일 시대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그런데 2020년에 무려 5%의 상승을 기록합니다. 코로나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당분간 PC의 수요는 증가할 겁니다.

 

그런데 PC 수요증가 때문에 부품공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래픽카드가 아닌 다른 부품들도 부족해야 합니다. 다른 부품도 부족해서 가격이 상승한 것은 맞지만 그래픽카드처럼 아예 구하지도 못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픽카드는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가상화폐 채굴 붐이 다시 돌아와서 그래픽카드 수요가 폭증했습니다. 공장에서 나오자마자 광산으로 끌려가니 소매점에는 물건을 구경할 수도 없습니다.

 

그럼 더 많이 생산하면 되지 않느냐 할 수 있겠지만 최근 반도체는 설계와 생산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생산만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이 따로 있고 이들이 공장과 생산라인을 추가로 짓지 않으면 생산량은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은 점점 늘어나지만 이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업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그러니 수요가 늘어 더 많이 만들고 싶어도 그것이 맘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외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와 같은 게임콘솔의 교체수요도 딱 겹쳤습니다. 이래저래 반도체 수요는 폭발하고 있는데 생산능력은 거의 그대로이니 가격도 오르고 어떤 것은 아예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납니다.

 

이래저래 짜증납니다. 제가 사려고 했던 제품은 ASUS B550 메인보드와 1660super 그래픽카드였는데 봐두었던 제품은 모두 찾을 수가 없는 상태이더군요.

 

왜 다들 드래곤볼 모으기를 하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부품 구입은 모두 뒤로 미뤄두고 운영체제만 구입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10 프로 정품입니다. USB에 담겨오는 처음사용자용입니다. 비닐로 포장되어 있고 정품인증 스티커가 크게 부착되어 있습니다. 인텍앤컴퍼니란 기업이 정식 유통사인가 봅니다. 시중에 턱없이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 물건들이 있는데 이건 모두 문제가 있는 것들이니 주의해야 합니다. 오래전 용산전자상가 굴다리에서 팔던 것이 온라인으로 이사해 온 것뿐입니다.

 

 

 

뒷면에 윈도우 10 홈 버전과 차이가 간략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홈과 프로 버전의 차이는 몇 가지 기능이 프로 버전에 추가되어 있는 것이고 그 기능들 대부분은 기업환경에서 필요한 것들이라 사실 집에서 사용하는 데에는 홈 버전이면 충분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 몇 가지 중 필요한 것이 있어 프로 버전을 샀습니다.

 

홈 버전과 프로 버전의 차이는 이곳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제가 프로 버전에서 필요했던 기능은 두 가지인데 BitLocker 보안기능과 Hyper-V 가상화 기능입니다. BitLocker는 저장장치에 암호를 걸어 분실되거나 도난당할 경우 그 내용이 유출되지 않도록 해주는 기능입니다. 기업에는 중요한 기능입니다. 저는 이 기능을 USB 메모리나 외부저장장치에 씁니다. USB 메모리는 분실했을 때 그 자체 가격보다는 그 안에 들어있는 파일 내용이 더 문제입니다. BitLocker는 이 경우에 유용합니다.

 

그리고 Hyper-V는 가상머신 만들어주는 기능인데 VirtualBox라는 대체 소프트웨어가 있지만 제가 둘 다 써본 결과 저는 Hyper-V가 참 맘에 들었습니다. VirtualBox는 사용 중에 여러 오류들을 만났고 특히 VirtualBox 자체를 업데이트 하면 그 안에 설치된 가상머신들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는 자주 경험했습니다. 반면 Hyper-V를 썼을 때에는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윈도우 환경과 통합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저는 이 두 가지로 프로 버전을 구입했습니다. 얻는 기능 대비 추가로 지불해야 할 금액을 고려하면 가성비 측면에서는 완전 손해라고 여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늘을 뜯고 박스를 열면 책을 펼치듯 제품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열쇠 그림이 있는 카드에 시디키가 적혀 있습니다. 그 번호가 제품 전체인 셈입니다. 홈 버전에는 저 열쇠 마크의 색이 파란색이었는데 프로 버전은 색이 다르네요.

 

 

 

안쪽에 USB가 있습니다. 이 안에 윈도우 설치 파일이 들어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부팅가능한 설치용 미디어를 만들어주는 기능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저 USB가 반드시 보관해야 할 물건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품 윈도우의 상징이니 기념으로 보관하면 좋을 듯 합니다.

 

 

아무튼 새 PC를 알아보려다가 딸랑 운영체제만 하나 구입한 꼴입니다. 빨리 이 공급부족 사태가 해결되길 바랍니다만 긍정적인 신호는 없고 온통 부정적 신호뿐입니다. 값이 비싸더라도 물건이 들어오면 바로 구입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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