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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노트북을 고르는 기준에 대하여

by @푸근 2015. 2. 26.

세상에는 여러 가지 노트북 컴퓨터가 있습니다. 하지만 노트북 컴퓨터가 지향하는 바는 모두가 명확합니다. 고성능, 가벼운 무게, 저소음, 경제성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근본적인 모순이 존재합니다. 그것은 바로 성능과 무게의 트레이드 오프의 관계입니다.

 

고성능을 지향하는 노트북은 작게 만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똑같은 논리로 가볍고 작은 노트북을 고성능으로 만드는 것 역시 어렵습니다. 그러니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사이에서 방황하게 됩니다.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성능 좋고 가벼우면서 저렴한 노트북 컴퓨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 삼아야 할 것은 바로 성능입니다. 성능이야 무조건 높으면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누구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쓰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이 인텔의 i7 CPU를 선택하지도 않습니다. 각자 나름대로 자신의 용도에 맞는 성능을 찾아가기 마련입니다. 노트북 컴퓨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막연하게 고성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성능이 나에게 필요한가를 구체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저는 얼마 전 삼성의 노트북9 2015년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이 제품은 작고, 가볍고, 소음도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스펙을 고루 갖추었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들어간 코어M CPU의 성능에 의문을 갖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인텔의 코어M은 저전력에 초점을 맞춘 CPU이기 때문에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예전 아톰같은 CPU는 절대 아닙니다.

 

 

위 그림은 이곳에서 캡춰한 것입니다. 여러 CPU의 성능을 비교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인터넷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벤치마크들은 게임이나 인코딩같은 것으로 테스트합니다면 이 두 가지는 제가 거의 하지 않는 작업이라서 도무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무용 기능에 초점을 맞춘 벤치마크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괜찮은 것을 찾지 못했습니다. 아무튼 이 사이트는 CPU만 따로 간단하게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합니다.

 

위에서 제가 고른 세 개의 CPU는 5Y10c, 4200U, N2930입니다. 첫번째가 제가 구입한 삼성 노트북9 2015년 모델에 들어간 코어M CPU이고, 두번째는 요즘 대중적인 노트북에 많이 들어가는 중급 CPU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CPU 역시 제가 얼마 전 HTPC용도로 구입했던 Zotac CI320에 들어간 CPU입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CPU들의 종합점수 비교를 보고 제가 최종적으로 삼성 노트북9을 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비교의 기준의 4200U입니다. 이것이 현재 일반적으로 많이 팔리는 노트북 컴퓨터에 들어가는 CPU인데 이 정도면 나에게 충분한 성능의 기준으로 잡은 것입니다. 그리고 N2930은 제가 HTPC로 직접 써보면서 성능이 제법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던 CPU입니다. 1080p 동영상 재생도 문제없고, 기타 멀티태스킹 작업을 시켜봐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5Y10c의 점수는 N2930과 4200U의 딱 중간입니다. 4200U보다는 못해도 N2930보다는 더 나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N2930은 제가 직접 써봤으니 저 정도 점수라면 나에게 충분한 성능일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샘플이 딱 한 개뿐이라는 점이 살짝 거슬렸습니다. 저 점수가 가짜일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아무튼 최종적으로 저는 삼성 노트북9 2015모델을 구입했고, 의심스러웠던 성능 문제는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간단한 사무환경에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어떤 사람들에게는 고성능과 가볍고 작은 크기를 모두 만족하는 노트북 컴퓨터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것의 출현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저처럼 눈높이가 낮은 사람들에게는 이미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이제 이보다 훨씬 더 고성능을 가진 작고 가벼운 노트북이 곧 출현하게 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길고 복잡하게 떠들었지만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겁니다. 노트북 컴퓨터 선택에 존재하는 성능과 무게 사이의 근본적인 모순이 조만간 극복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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